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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는 오후>/영화보는 아침

맨발의 꿈

 

 

 2010년 6월,지구촌은 월드컵 축제로 한창 뜨겁다.

우리는 왜 그렇게 월드컵시즌만 되면 축구에 열광하는걸까? 모두가 축구를 미친 듯이 사랑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 첫번째 이유는 축구라는 스포츠 아래 우리를 하나로 묶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기 때문 일 것이다.그건 우리가 꾸고 있는 꿈들을 그들이 푸른 운동장을 누비는 동안 찾고,보았기 때문이다.

여기 또하나의 감동 실화를 담은 스포츠 영화가 있다.이 영화의 내용과 배경을 조금만 알고 보러 간다면 별로 흥미진진 할 것도 없는 뻔한 이야기가 되고마는 그런 영화이기도 하다.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뻔한 스토리에 감동을 받고 눈물을 짜내는 걸까?

그건 우선 동티모르라는 나라에서 부터 출발한다.동티모르는 무려 450년동안이나 포르투칼의 식민지였다가,1977년 인도네시아의 무력침공으로 또다시 인도네시아의 식민지였던 나라이다.그후 동티모르는 21세기인 2002년이 되어서야 독립을 이루게된다.그러나 독립은 하였으나 아직도 끊임없는 내전과 가난으로 문제국가로 남아있는 상태이다.

여기서 보았을 때 동티모르는 참 우리나라와 닮은 나라이다.우리나라도 먼 옛날부터 수많은 주변국가들로 부터 끊임없이 침략을 받았고,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설움을 당했으며,아직까지도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가이기때문이다.

또한 2002년 또한 우리나라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이기때문이다.동티모르가 2002년 독립을 이루었다면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을 개최 꿈에서만 그려보던 4강신화를 이루지 않았던가....

이 영화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김신환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니 김감독도 처음 동티모르에 갔을 때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위해 우리나라의 역사와 4강신화를 이룰 수 있었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고 한다.그리고 그전에는 한번도 대한민국 사람으로 자부심을 느껴본 적도 없이 살았는 데 그 곳 동티모르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신 또한 비로소 대한민국사람으로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김신환감독의 실제이야기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야기들로 넘쳐난다.

영화에서 한때 축구선수였던 김원광(박희순 분)은 잇따른 사업실패로 절망을 느끼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곳이 동티모르이다.그 곳에서 김원광은 맨발로 흙먼지가 일어나는 맨땅에서 헌 축구공으로 해맑게 웃으며 축구를 하는 아이들을 보며,처음에는 장삿 속으로 스포츠 샵을 열고 아이들에게 2개월 할부로 하루에 1달러씩 갚으라며 축구화를 나눠 준다.그러나 하루에 1달러도 갚기에 힘들었던 아이들은 축구화를 포기하기에 이르고,김원광은 그 곳 아이들의 사정을 알고는 비로소 그 아이들과 인생을 거는 어찌보면 무모한 꿈을 꾸기 시작하는 데..

그렇게 해서 우여곡절끝에 탄생한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김원광은 아이들과 함께 세계무대에 도전해 보려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하고 마침내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나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신화를 이룩한다.

이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수 많은 장면들 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바로 일본과의 결승장면이 아니었나싶다.여기에서 라모스와 모따비오는 서로의 이념이 달라 내전 중인 원수집안의 아이들로 서로 죽일 듯이 싸우지만 마침내 경기를 하며 서로 손을 잡으며 화해를 한다.그 결과 경기는 승리로 이루어지게 된다.

바로 우리가 축구에 열광하는 두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바로 희망이다.라모스와 모따비오가 서로 손을 잡는 모습을 보며 가슴 한쪽이 찌릿해진 건 아마도 내전 중인 동티모르의 희망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이런 아이들이 자라면 동티모르도 언젠가는 평화가 찾아오겠다는 희망을....또 분단 국가인 우리나라도 저 아이들처럼 서로 손을 잡았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하기때문이다.

동티모르라는 가난한 작은 나라에서 세계열강인 나라들을 모두 물리치고 당당히 우승컵을 차지한 이야기..정말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우리가 축구에 열광하는 세번째 이유..바로 평등이다.축구에서 경기를 이겼다는 그것도 중요하지만..어쩌보면 그 나라...우리보다 더 잘살고,힘있는 그 나라를 우리가 이겼다는 데 우리는 더 열광하는 게 아닐까?돈이 많다고 해서 ..선진국이라고 해서 무엇이든지 승리자가 되어야한다는 법은 스포츠에는...특히 축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그래서 축구는 평등하고 우리는 그것에 열광한다.

쉽게 이룰 수 있는 건 꿈이 아니다.꿈이란 쉽게 이룰 수 없기에 꾸게 만들고 또 이룰 수 있게 노력을 하게 한다.

김신환 감독은 말한다"돈이 없는 것은 조금 없는 것이만 꿈과 희망이 없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라고...

이 영화에서 김감독을 연기한 박희순의 연기는 수준급 이상이었다.이미 세븐 데이즈를 통해 그의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아온 터라 역시 박희순이라는 생각만 하였다.여기에 영화의 일등 공신인 아이들의 해맑은 연기가 참 돋보였다.아역연기자들이 아닌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 아이들이라니 더더욱 놀라웠다.이 영화에서 라모스를 연기한 프란시스코는 최종목표가 우리나라의 프로축구 K리그에서 뛰는 것이라고 한다.

나에게도 많은 꿈이 있다.그중에는 전혀 이룰 수없을 거 같아 보이는 무모한 꿈 부터 실현가능한 꿈까지 다양하다.지금은 이미 이루어 과거형이 되어버린 꿈도 있고,지금 이루고자 노력 중인 현재진행형인 꿈도 있고,앞으로 이루어야할 미래지향적인 꿈도 있다.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많은 꿈을 꾸게하고 희망을 품고 살게 하고 싶다.그렇다면 먼저 이 영화부터 같이 보아야겠다.그리고 아이들과 꿈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 보아야겠다.

이 영화<맨발의 꿈>은 오래도록 내 가슴에 따뜻한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