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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자들’ 이민호 “처음으로 모두 내려놓고 연기했다” (인터뷰)

 

[TV리포트=박귀임 기자]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배우는 지치기 마련이다. 빡빡한 스케줄과 강도 높은 분량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SBS 수목드라마스페셜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김은숙 극본, 강신효 부성철 연출, 이하 상속자들)이 20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지 열닷새 째. 각종 스케줄로 숨 돌리기에도 바빠 보이는 배우 이민호를 만났다.


드라마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이는 이민호를 보니 김탄과 작별해야 할 시간이 왔지만 아직도 떠나보내기를 아쉬워했다. 종영 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헤어부터 의상까지 변함이 없다. 마치 김탄과 마주앉아 있는 듯했다.


 


◆ “‘상속자들’ 통해 구준표 이미지 벗은 것 같다”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개인의 취향’ ‘시티헌터’ ‘신의’ 등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상속자들’ 김탄과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가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전히 ‘꽃보다 남자’의 그림자에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느껴지는 대목. 이에 대해 이민호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제가 26살과 27살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 이유는 소년과 남자의 모습이 공존하는 나이이기 때문이죠. 제가 더 늦기 전에 소년적인 모습이 남아 있을 때 대중들이 원하는 모습에 맞춰 학원물이나 로코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상속자들’과 만났고요. 그래서 ‘꽃보다 남자’와 비슷한 설정을 또 한 번 하게 된 거죠. 그리고 제가 ‘꽃보다 남자’ 끝나고 세 작품을 했어요. 사실 그 세 작품을 하면서 구준표 이미지를 벗었다고 생각도 했죠. 하지만 ‘상속자들’에서 비슷한 설정을 하니까 오히려 대중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제 보니 ‘상속자들’을 통해서 구준표 이미지를 많이 벗은 것 같아요.”(웃음) 


 


이민호가 연기했지만 김탄과 구준표는 분명 달랐다. 구준표보다 김탄이 더 속 깊은 면이 있었던 것. 한층 성숙된 연기를 펼친 이민호도 큰 몫을 했다. 이민호는 김탄 캐릭터를 준비할 때 전과는 달랐다고 알렸다.


 


“처음으로 모두 내려놓고 연기했어요. 구준표 연기할 때는 ‘재벌이니까 젓가락질은 이렇게 하고 안하무인이니까 사람들을 벌레처럼 쳐다보자’ 이런 식으로 캐릭터 설정을 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대본에 느껴지는 감정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임했죠. 그래서 미국 촬영 때는 ‘내가 이렇게 편하게 연기해도 되나’ 싶었어요. ‘상속자들’ 4회분 촬영을 끝내고도 확신이 없었는데 그 때 김은숙 작가님한테 ‘잘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 말을 듣고 확신이 들었고 안정감을 찾았죠.” 


 


◆ “최진혁 편했고 박신혜 잘 받아줬다”


 


이민호는 최진혁 김우빈 강하늘 등과 ‘상속자들’을 통해 만났다. 이민호는 이들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극을 이끌었다. 촬영장 분위기 역시 화기애애하다는 소문이 자자할 정도였다.


 


“(최)진혁이 형한테 애정이 많이 가더라고요. 같이 있으면 편해요. 학교 내에서는 제가 나이가 많아 맏형이었어요. 그래서 동생들을 챙겨야 하는 부분이 있었죠. 편하게 막 할 수 있었던 상대가 진혁이 형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안 친해진 배우는 없어요. ‘상속자들’ 출연진 대부분이 20대 초 중반이었어요. 저는 20대 후반인데 그건 또 그 친구들과 차이가 있더라고요.(웃음) 애들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이렇게 바라보니까 애틋한 감정이 생겼어요. ‘내가 또 언제 교복을 입고 어린 친구들 나오는 작품이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애들을 사랑스럽게 보게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이민호는 박신혜와 커플 연기를 한 만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박신혜는 이민호의 유일한 연하 상대. 그동안 이민호는 손예진 박민영 김희선 등 연상의 상대 배우와 연기를 한 바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연상연하를 따지는 편이 아니에요. 파트너에 대한 기준도 없고요. 그냥 저는 상대한테 장난 하는 것을 좋아해요. 연상들은 그런 장난을 능숙하게 받아치거나 그랬어요. 하지만 (박)신혜는 상처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 점이 좀 달랐어요. 연기를 맞추는데 있어서는 굉장히 좋은 배우였거든요. 상대배우와 호흡을 맞출 때 그냥 즉흥적으로 많은 것들을 하는 편인데 유연하게 잘 받아줬어요. 신혜는 어떤 것이든 정말 열심히 하려 하고 완벽을 추구해요. 한번도 부딪히거나 그런 적 없이 잘 맞았어요.”


 


◆ “최영도보다 조명수 캐릭터 연기해보고 싶다”


 


‘상속자들’은 사랑 이야기다. 이민호 역시 극중에서 원 없이 사랑하고 또 사랑했다. 김탄의 사랑법은 안방극장을 사로잡는데도 성공했다. 김탄은 끝까지 차은상(박신혜)만 바라봤다. 하지만 ‘상속자들’에는 차은상 이외에도 유라헬(김지원) 이보나(크리스탈) 등 다수의 캐릭터가 등장했다. 그렇다면 이민호의 이상형은 어떨까.


 


“일단 차은상 유라헬 이보나의 공통점은 한 사랑에 충실하다는 거에요. 흔들림이 없죠. 라헬이도 끝내 상처받고 김탄에게 돌아섰지만 그 전까지는 하나의 사랑을 위해 본연의 감정에 충실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다들 매력 있다고 생각해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라헬이의 똑 부러지는 면과 보나의 러블리한 성격, 그리고 은상이처럼 힘든 상황들을 유연하게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욕심이겠지만 어딘가에는 꼭 있을 거예요.(웃음)”


 


‘상속자들’ 속에는 각양각색의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김탄 뿐만 아니라 최영도(김우빈) 김원(최진혁) 이효신(강하늘) 등이 그 주인공. 이민호는 김탄이 아닌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조명수(박형식)를 해보고 싶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의외였다.


 


“최영도 캐릭터가 인기 있었는데 구준표랑 겹치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영도 말고 그냥 깨방정 캐릭터 조명수를 선택하겠습니다. (박)형식이가 연기한 캐릭터에서 좀 더 발전시켜서 깝죽대는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사실 과거의 제 모습을 생각해보면 슬리퍼 끌고 그런 캐릭터 잘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예전에 한 감독님은 ‘너는 풀어진 캐릭터도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해주기도 하셨고요. 그리고 ‘꽃보다 남자’ 이전에 다섯 작품 정도를 했는데 다 못 사는 그런 캐릭터였어요. ‘꽃보다 남자’ 이후로 이미지가 굳어져 그런지 잘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런 풀어지는 캐릭터를 꼭 해보고 싶어요.”


 


이제 정말 ‘상속자들’을 떠나보내고 다음 작품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할 시점이다. 이미 이민호는 영화 ‘강남 블루스’(유하 감독)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상황. 이에 이민호는 “많은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액션의 끝을 보여주겠다는 영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몸을 혹사 시켜서 운동도 해야 하고요. 경험해 보지 않은 부분이라서 최선을 다 할 생각입니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스타우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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