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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는 오후>/살아가는 이야기

'왠열~' 풍물시장에서 '응답하라'를 만나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때문인지는 몰라도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조금 늘어나긴 한 것 같아요. 가게를 찾아와 이것저것 추억의 물건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드라마가 좋긴 좋네요.”

‘응답하라 1988’로 시발된 복고 열풍이 연말을 매섭게 강타하고 있다. 오죽하면 취재를 하다 만난 ‘서울풍물시장’ 상인들까지 체감할 정도이니 말이다. 연말에 찾아온 때 아닌 복고바람은 패션으로 시작해 이제 추억과 정서가 깃든 물건으로 까지 자연스럽게 번져가고 있다.

이에 따라 희귀 물건을 취급하는 옛 시장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지사. 구제 물품의 성지 중 하나인 풍물시장 역시 좋은 물건을 구하기 위한 마니아들로 북적이고 있다.

서울시 동대문구 신성동에 위치한 풍물시장은 복고열풍이 불기 이전부터 이미 유명한 시장였다. 황학동, 동대문을 거쳐 지난 2008년 신설동에서 다시 탄생한 서울 대표 명소중 하나다.

건물은 2층으로 구성됐지만 처음 밖에서 풍물시장을 보고 있으면 3~4층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규모를 자랑한다. 내부는 취급 물건에 따라 각 구역이 나눠져 있다. 또 구역마다 고유의 색깔로 표시해 사람들이 색깔을 보고 현재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게 만들었다.

풍물시장의 1층은 구제의류, 생활 잡화, 전통생활용품, 공예·골동, 전통문화체험관 등이 지나가는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복고 패션과 물건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구제의류, 골동품 상점을 꼭 들려야하는 필수 코스다.

이런 공개형(?) 시장을 찾을 때마다 분명히 알아둬야 하는 철칙은 ‘많이 돌아본 자가 좋은 물건을 찾는다’란 것이다. 만약 시간이 허락된다면 각 매장을 유심히 지켜보고 물건들을 꼼꼼히 체크해 보자. 이런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희귀 아이템을 건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국적인 풍경이 가득한 1층을 벗어나 중앙 홀에 있는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풍물시장의 마스코트 ‘장돌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해맑게 웃고 있는 장돌이를 뒤로 하고 2층을 시원하게 돌아보자,

2층 역시 생활 잡화, 취미생활, 의류 등 다양한 물품을 취급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상점들을 지나 구경을 하다보면 ‘청춘 1번가’라는 거리가 눈앞에 보일 것이다. 여기는 풍물시장에서 야심차게 구성한곳으로 서울 1960년도 상점가 거리를 그대로 재현한 테마존이다. 내부는 수제 상품을 만들고 있는 작가들과 더불어 이발소, 만화방, 사진관, 기억전당포 등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과 같은 상점들이 만들어져있다.

청춘 1번가에는 60년대 향수를 자극할 물건이 다양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방에서 커피 한잔 먹고 사진관에 마련된 교복체험관에서 60년에 교복을 입고 사진 찍고 놀고 있자면 추억에 잠기는 건 시간문제다. 심지어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같은 그 당시 다양한 벽보까지 그대로 재현해놔 웃음까지 나올 지경이다.

1~2층을 누비며 열심히 구경하다보면 허기짐이 슬슬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런 우리를 위해 1층~2층에는 다양한 민속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가가 있다. 또 ‘풍맛골’이란 야외 먹거리 장터가 따로 존재해 최소한 풍물시장에서 만큼은 먹을 게 없다는 말하기 힘들다.

만약 풍물시장을 가족, 연인과 찾는다면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는걸 추천한다. 우선 ‘추억의 풍물기행’은 풍물문화 해설사가 동행, 풍물시장에 대한 숨겨진 얘기와 우리의 옛 생활모습에 대한 다양한 얘기를 들려준다. 또 후문 바로 앞에 마련된 ‘전통문화체험관’을 찾으면 하회탈, 부채, 청사초롱 등 한국 전통 문화를 소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두 곳 모두 상설운영이며 미리 전화로 신청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TRAVEL TIP: 서울풍물시장을 찾아오는 길은 어렵지 않다. 지하철 신설동역도 가깝고 주차 역시 바로 앞에 마련된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주차장에서는 따로 돈을 받고 있지만 5분에 150원씩 올라가 다른 공용주차장에 비하면 저렴하다. 특히 풍물시장에서 상품을 구입하고 주차권을 받으면 최대 1시간 30분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잊지 말고 주차권을 챙기자.

풍물시장에서 청계천은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도보로 1~2분이면 바로 청계천 갈 수 있어 어디로 길을 잡느냐에 따라 종로 혹은 용두동 쪽으로 도보 여행도 가능하다. 만약 날씨 좋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같이 나온 가족, 연인과 함께 슬슬 걸어보는걸 추천한다.

김초롱  kcr86@travellife.co.kr

 

http://www.travellife.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