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키즈 아츠 페스티벌'서 그림책 원화전
(수원=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아이들의 얘기를 잘 들어주세요. 요즘 부모들은 자신의 얘기를 하려고만 하지, 아이들의 말을 잘 듣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가장 좋은 교육은 소통(communication)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은 30일 저녁 경기도 수원에 있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부모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이렇게 한마디로 정리했다.
그는 경기도문화의전당의 초청으로 지난달 29일 방한, 1주일가량 머물며 사인회, 낭독회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어린이 전문 예술축제 '경기 Kids Arts Festival'의 핵심 행사로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원화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어린이들과 함께 전시를 관람한 그는 한국 어린이들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세계를 다니며 많은 아이들을 만났는데, 아이들의 겉모습은 각자 달라도 내면은 다 똑같다고 느꼈다"며 "성장하는 문화에 따라 달라질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길러줄 수 있는 방법으로 '셰이프 게임(Shape Game)'을 들었다. 이는 그가 이미 여러 책에서도 강조한 바 있는 방법이다.
한 사람이 먼저 아무 형태나 마음대로 그린 뒤 다음 사람이 그 형태에 다른 모양을 그려 넣어 구체적인 그림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임이다.
브라운은 이날 기자들에게 셰이프 게임 방법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먼저 가운데 부분이 잘록한 타원을 그린 뒤 곧이어 그 안에 눈.코.입.귀를 그려 넣어 몇 초 만에 그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원숭이 얼굴을 그려냈다.
그는 "이 게임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개발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면서 그림 실력도 기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창의성을 기르는 데에도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일러스트레이터에서 그림책 작가가 된 계기에 대해 "연하장과 생일카드 등 일러스트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일회성으로 버려지는 것이 매우 마음 아프고 속상했다"며 "점차 연하장과 생일카드에 스토리를 넣기 시작했고 이것이 그림책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브라운은 좋은 그림책의 조건으로 "그림과 글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맞물려 하나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좋다"며 "많은 그림책들이 작가가 이야기를 먼저 쓰고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별로 좋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으로는 미국 작가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Where the Wild Things Are)'를 꼽았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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