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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는 오후>/우리나라 드라마소식

‘추적자’ 이렇게 불편한 드라마라니..‘열받아 못보겠다’ 아우성

뉴스엔 김미겸 기자]

"영화로 만들면 두 시간만 화나면 되는데.."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 더 체이서'(극본 박경수/연출 조남국) 시청자들이 입모아 아우성치고 있다. 어린 딸의 억울한 죽음을 덮으려는 절대권력에 맞서는 소시민 아버지의 피끓는 부성애가 시청자들을 극도로 몰입하게 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딸의 명예를 회복하고 살인범을 잡으려고, 살인범과 공모한 정치인들은 저마다 이 사건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 애쓰고 있다.

 

 

'추적자' 백홍석(손현주 분) 형사의 딸 백수정(이혜인 분)은 17세 어린 나이로 뺑소니를 당해 숨졌다. 뺑소니범 PK준(이용우 분)은 호스트바 출신이란 과거를 숨기고 재벌 총수의 딸 서지수(김성령 분)과 스폰서 관계에 있다. 이에 PK준은 자신의 인기와 스캔들을 우려해 백수정을 세 번이나 차로 밀어 확실히 죽였다.

대권주자이자 서지수 남편 강동윤(김상중 분)도 백수정 죽음을 이용했다. 강동윤은 장인 서회장(박근형 분) 자금과 대권주자로 밀어줄 것을 요구하며 서지수와 PK준 뺑소니 사고를 완벽하게 덮고 있다.

이 모든 사건에 맞서는 백홍석과 부인 송미연(김도연 분)은 월급 220만원으로 생활하는 소시민일 뿐이다.

6월4일 방송된 '추적자' 3회에서도 역시나였다. 악랄한 강동윤은 촛불집회에 나가 깨끗하고 청렴한 정치인 가면을 썼다. 강동윤은 "내가 여러분의 권력이 돼 드리겠다. 제가 가진 1000억원의 주식을 사회복지재단에 모두 기부하겠다"고 부르짖었다.

이를 본 백홍석은 강동윤을 찾아가 "제 딸이 PK준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꼭 누명을 벗겨달라. 대통령이 되실 때까지 내가 무슨 일이든 다 하겠다"고 무릎꿇고 사정하기까지 했다.

사실 강동윤은 뒤에서 차기 정권의 초대 총리직을 두고 대법관을 매수했으며 돈에 의해 강동윤 편을 들게된 변호사는 백수정이 원조교제를 했다는 증거를 조작했다. 백수정이 마약을 했다는 누명도 씌웠다.

한편 PK준은 법원에서 "어린 소녀를 죽인 걸 알았던 몰랐던 모두 제 잘못이다. 은퇴하겠다"며 비통한 목소리로 뻔뻔한 연기를 했다. 여론도 백수정 편이 아니었다. 인터넷 누리꾼들 댓글은 백수정에 대한 악플로 가득찼다. 방송에서도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 가수 PK준이 병보석됐다"는 등 호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딸의 진짜 살인과 도덕적 살인 2연속 충격에 송미연은 결국 정신이상을 겪었다.

'추적자'는 이 과정들을 그리며 사회의 추악한 면들을 지적하고 있다. 청렴한 체하며 국민들을 속여 이득을 취하는 정치인,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 언론에 의해 왜곡되는 사건의 본질, 누리꾼들의 마녀사냥 등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웃음 대신에 심각한 표정을 짓게 한다.

시청자들은 "영화로 만들면 두 시간만 화나면 되는데 이건 16시간을 열 받아야 한다", "이 불편한 진실, 현실에도 있겠지", "다음회에도 이러실 건가요? 그러면 진짜 또 봅니다", "열받고 눈물나고 분해서 못보겠다. 그런데 또 보고 있어.. 작가님 제발 복수 제대로 시켜주세요", "진짜 웰메이드. 할 말이 없다. 보는 내내 눈물나서 혼났다" 등 호평과 동시에 분노를 표하고 있다.

(사진=SBS '추적자' 캡처)

김미겸 miky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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