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한국인의 자화상](5)초등생들이 털어놓는 ‘공부의 세계’
한국의 부모들은 어린아이들이 공부에 주눅드는 것을 누구보다 안타까워 한다. 그러나 이를 악무는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때 아이를 호되게 단련시켜 놓지 않으면 살인적인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 전쟁에서 낙오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어린이의 특권은 박탈된다. 그리고 입시전쟁에 곧 투입될 소년·소녀 전사로 키워진다.
학교 수업을 끝내면 학원에 가고, 개인 과외를 받다보면 밤 9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다. 이런 일상이 반복되면 아이들은 공부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깨달으면서 공부에 익숙해지고 결국 ‘공부기계’로 길러진다. 어린이들은 이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사회부 선근형 기자가 지난 4월18일 경향신문사에서 서울 소재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 6명을 초청해 만나봤다. 어린이들은 서울시교육청이 추천했으며 대담 현장에는 학부모가 동석했다.
사회(선근형 기자)=좋아하는 운동 있어요?
윤혜성=저는 검도를 해요. 공부하다가 스트레스 받는 거 검도로 다 해소해요.
이병윤=운동, 싫어해요.
표지원=친구랑 줄넘기 정도만 매일 해요.
김노영=시간이 없어요. 하기도 싫어요.
지연주=수영을 좋아하는데 중이염 때문에 못해요. 다른 운동은 힘들고 시간도 안 맞아요.
사회=공부를 많이 하나요? 공부 잘해야 어른이 돼서 성공한다고 생각해요?
이병윤=공부 안하면 엄마한테도 혼나고 시험점수 낮으면 선생님한테도 혼나요. 점수 때문에 공부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꼭 공부 잘해야 성공하는 건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이에요.
표지원=공부는 하고 싶은 부분도 있고, 또 시험을 볼 때 친구보다 떨어지면 열등감이 생기고, 잘하면 기분 좋은 성취감이 있어요. 그런 것 때문에 공부하는 것 같아요. 공부를 잘해야만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은 안해요.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은 공부 잘했지만 간디 같은 사람들은 다른 것으로 훌륭한 일을 했으니까요. 무조건 공부는 아닌 것 같아요. 공부를 잘하면 오히려 자만하고 그런 게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성격이 나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에요. 중학교에 가면 딴 건 학원 다녀서 괜찮은데 영어는 튼튼영어(학습지의 한 종류)만 하니까 단어가 부족해서 걱정이에요. 벌써 중1 과정 마쳤어요.
윤혜성=제 목표는 아빠 뒤를 이어서 회사 사장이 되는 것인데 이를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중학교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어요. 아빠랑 큰아빠가 회사를 같이 하시는데 그걸 물려받고 싶어요.
김노영=꿈도 이루고 중학교에 가면 시험을 많이 보는데 거기서 떨어지면 안되니까 공부하게 돼요.
지연주=꿈을 이루고 싶고, 성적 때문에도 공부해요. 공부를 안해서 친구들한테 ‘공부 못하지’ 이런 말 들으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아요. 중학교 가면 전체등수, 반등수가 다 나온다고 엄마가 그랬는데, 낮은 점수 나오면 진짜 창피할 것 같아요.
한율기=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에요. 꿈을 실현하고 그렇게 되면 남한테 봉사활동도 할 수 있고 그러니까 공부해야 될 것 같아요. 중학교에 가면 전과목을 다 공부해야 되니까 걱정이 되긴 해요.
사회=요즘 학원 많이 다니죠?
이병윤=저는 한 곳밖에 안 다녀요. 하지만 그곳에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를 다 가르쳐요. 학원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가요. 오후 5시쯤 가서 9시쯤 끝나요. 시험 기간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가요. 3~5학년 때는 수학과 영어만 했는데 지금은 전과목을 하고 있어요.
표지원=그룹과외로 수학을 배우고 영어학원, 논술학원을 다녀요. 논술은 1주일에 한번 하는데 2시간40분간 공부해요. 수학은 전문과외 선생님한테 친구랑 둘이서 1주일에 2번씩 각 1시간40분간, 영어는 월·수·금요일에 해요. 논술은 5학년때 2개월 하고 그만두었다가 다시 시작했어요. 5학년 때까지는 미술을 했어요.
윤혜성=수학과외, 논술과외, 역사과외, 수학, 영어, 과학 학원을 따로 다녀요. 총 6곳이에요. 학교 끝나고 오후 2시30분이나 4시쯤 시작해서 밤 10시까지 학원에 있다고 보면 돼요. 일요일은 수학과외 하나, 토요일은 역사 논술과외를 해요. 전문 과외 선생님한테 배워요.
김노영=미술, 논술, 수학, 영어 4곳을 다녀요. 미술은 월요일과 목요일 빼고 다 다녀요. 학교 끝나고 밤 9시까지 해요. 수학은 밤 9시부터 11시까지. 영어는 학교 끝나고 5시까지. 주말에는 미술. 예원학교에 가고 싶어서 미술 공부를 하고 있어요.
지연주=영어·수학 과외, 영어·수학 학원, 암기 과목(사회·과학·국어·영어)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암기과목은 2~6시, 수학은 2시간, 영어는 3시간 해요. 집에 보통 오후 8시 좀 넘어서 오지요. 주말에는 가끔 보충할 때만 학원에 가요.
한율기=재즈와 피아노를 배우러 학원에 가요. 공부하기 위해 학원은 따로 다니지 않아요. 재즈는 월·수·금 오후 2시30분부터 3시10분까지, 피아노는 8시까지 원하는 시간에 가서 1시간 정도 해요. 예전부터 친구들이랑 같이 하고 있어요. 재미 있어요.
사회=학원을 원해서 다니는 것인가요, 아니면 엄마가 시켜서 가는 것인가요?
이병윤=시험점수 올리기 위해 학원에 다녀요. 제가 원해서 다니는 거예요.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학원 가는 게 싫은 적은 없었어요.
표지원=피곤할 때나 학교에서 어디를 놀러 갔다 왔다거나 하는 날은 학원 가는 게 싫지만 그래도 가야 해요. 학원은 친구랑 같이 가니까 재밌는 편이에요. 엄마 때문에 가는 것은 논술학원이지만 지금은 꽤 재밌어요. 국어시간에 글을 쓸 때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는 느낌이 들 때 특히 좋아요.
윤혜성=숙제를 안해서 혼날 생각을 하면 학원 가기가 싫어요. 그때는 죽기살기로 막 해가지고 가지요. 엄마가 강요해서 다니는 것은 없어요. 처음에는 역사를 싫어해서 외우는 것도 많고 선생님이 야단쳐서 싫어했는데 하다보니까 점점 재밌어졌어요. 친구 중에는 학원 공부를 10개씩 하는 경우도 있어요.
김노영=미술은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 밤에 졸려서 싫을 때가 있어요. 학원 안가면 엄마가 안좋아하지요. 학원은 도움이 많이 돼요. 성적도 올라가고.
지연주=암기과목은 좀 지루해요. 나중엔 괜찮아졌지만. 수학학원에 가기 전에는 과외를 받았는데 성적이 많이 안올랐어요. 영어학원은 가기 싫어도 카드 찍으면 도착했다고 엄마한테 문자가 가니까 안갈 수 없어요. 가기 싫을 때는 꾀병 부린 적도 있지만 그러나 왠지 두려워서 가게 돼요.
한율기=다 좋아서 하는 거고, 다니겠다고 엄마한테 먼저 말씀 드렸어요. 공부는 집에서 혼자 해요. 학원이랑 집에서 하는 게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아서 안 가고 싶어요.
사회=학원을 안 다니면 성적이 떨어지나요? 꼭 학원에 다녀야 공부가 될까요?
이병윤=집에서 혼자 해도 공부는 잘 돼요. 하지만 친구들이랑 같이 어울리다 보니 학원에 다니게 되는 것 같아요. 부모님 영향도 있고.
표지원=학원을 다니면 점수가 오르고, 안다니면 점수가 내려가는 과목이 있어요. 수학을 하기 전에는 굉장히 어려워서 적응을 잘 못했는데 하고 나서는 아주 좋아졌어요. 과학, 사회는 학원 안 다녀서 모르겠는데, 아직은 혼자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어는 중학교, 고등학교 진도까지 들어간 아이들도 있어요. 뒤처진다는 생각에 불안감이 들 때도 있어요.
윤혜성=학원 다니는 게 성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3학년 말에 수원에서 대치동으로 전학을 왔어요. 수원에서는 학원 안다녀서 90점이 안되고 70~80점에서 헤맸어요. 이사 와서 처음에 학원을 영어, 수학만 다니다가 성적이 오르자 그때부터 다른 과목도 다니고 싶다고 했어요. 안다니면 좀 힘들 것 같아요. 지금 상태가 좋아요. 중학교 때는 늦게 끝나서 학원 시간이 안 나겠지만 다니긴 할 거 같아요.
김노영=개인의 문제점을 지적해주니까 학원이 좋은 것 같아요. 지금 상태가 좋아요. 1학년때는 1개, 3학년때부터 2~3개씩 다녔어요.
지연주=안다니면 점수가 더 내려갈 것 같아요. 1~2학년때는 쉬우니까 괜찮았는데 3학년때부터는 어려워지면서 성적이 떨어져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벌써 중학교, 고등학교 레벨 들어간 애들 있는데 뒤처지는 느낌이 있고, 욕심 같은 게 있으니까 안다니면 좀 그럴 것 같아요.
한율기=1~4학년 때 계속 안다니다가 5학년 때 잠깐 다녔어요. 잠깐 쉬려고 학원을 끊었는데 혼자 어렵게 풀면 그게 더 기억이 잘 되고, 혼자 문제집에 있는 풀이 보고 열심히 생각해서 푸니까 그게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닐 마음이 없어요.
사회=학교 생활은 재미있나요, 선생님에 대한 불만은 없어요?
이병윤=뭘 잘못하면 옐로카드, 레드카드 경고를 주시죠. 재밌어요. 불만은 별로 없어요. 학교에도 없고요.
표지원=선생님이 애들하고 마음이 잘 맞아서 친구 대하는 것 같이 얘기도 편하게 들어주십니다. 사회나 과학은 학원 안다니는 애들을 위해 요점 정리도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김노영=상점, 벌점 같은 게 있어서 총 합해서 한달에 한번씩 부모님께 보여드려요. 아침 7시30분까지 등교해서 꿈다짐, 국민체조, 줄넘기 100번, 독서 1시간 하는데 안가도 선생님이 뭐라고 그러시지는 않아요. 전교생이 1200명인데 150명 정도만 오고 저는 안가요.
지연주=선생님이 점심시간에 영화나 비디오를 가져와서 틀어주시고, 조용히 밥을 먹어요. 예전에 교통사고 많이 나서 교문 앞까지 데려다 주시는 것도 좋아요.
사회=하루에 엄마, 아빠와 대화시간이 얼마나 돼요? 부모님에 대한 불만은 없나요?
이병윤=30~40분 정도. 컴퓨터 게임 못하게 하는 게 가장 큰 불만이에요. 텔레비전은 원래 잘 안봐요.
표지원=평일 20~30분인데, 거의 엄마하고 이야기해요. 텔레비전 못 보게 하거나 컴퓨터를 오빠와 같이 쓰는 것, 친구를 집에 데려오고 싶은데 할아버지가 계시니까 못 데려 오고 그럴 때 엄마한테 서운해요.
윤혜성=30분에서 1시간 정도. 엄마 아빠 비슷해요. 불만은 아빠가 머리를 짧게 깎으라고 강요한 것이에요. 머리를 자연스럽게 기르는 게 훨씬 좋은데, 아빠한테 싫다고 편지를 썼더니 들어주셨어요.
김노영=20~30분 정도 엄마랑 대화해요. 아빠하고는 저녁 늦게 잠깐. 학원 끝나고 늦게 오면 피곤한데 학원, 학교 숙제 안해서 엄마한테 혼날 때 힘들어요.
지연주=30~40분 정도. 엄마가 휴대폰 처음 사주었는데 요금이 6만원 나왔어요. 엄마가 집에 오면 휴대폰을 끄고 쓰지 못하게 했어요. 친구들하고 문자도 보내고 싶은데, 계속 하지 말라고 하니까 그것 때문에 엄마와 싸웠어요. 한달동안 거의 말 안하다가 화해했어요. 그 다음에는 아빠랑 싸우고 말을 안했어요. 숙제를 하는 척하고 만화책 숨겨서 보다가 들켰어요.
한율기=엄마 아빠와 포함해서 30분~1시간 정도. 부모님께 불만은 거의 없어요. 게임도 잘 안하고 텔레비전도 하루에 1시간30분밖에 안보니까 트러블이 없어요. 친구들은 제가 학원 안다녀서 좋겠다고 해요. 하지만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은 똑같아요. 휴대폰도 아빠가 정해준 정액요금만큼만 사용하기 때문에 괜찮아요.
사회=이성친구 사귀고 있나요?
이병윤=좋아하는 애는 있는데 아는 게 없어 말을 쉽게 못걸겠어요. 여자애도 알고는 있어요. 5학년때 한번 사귄 적 있어요. 1년이 안되는 기간 동안.
표지원=사귀고 싶어요. 그런데 좋아하는 애는 없고, 애들이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아요. 애들이 남자처럼 대해요.
윤혜성=관심이 안 생겨요. 그냥 친하게는 지내고 싶어요. 나중에 대학에 가서.
김노영=사귀고 싶어요. 관심있는 애는 있는데, 고백한 적은 없어요. 그 친구도 내 마음을 몰라요.
지연주=저도 사귀고 싶어요. 휴대폰 싸이월드에다 남친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웃기고 있네’ 이런 식으로 말했어요. 친구들은 거의 다 남친이 있어요.
한율기=사귀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어요. 그런데 삼각관계예요. 2명이 나를 좋아해요. 둘다 괜찮고 모두 친한 아이들이에요. 초등학교 때 사귀는 게 클 때까지 가는 것도 아니니까 삼각관계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요.
사회=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은 뭐예요?
이병윤=친구들이랑 야구하고 싶어요. 주말에는 좀 하지만 평소에는 시간 없어서 잘 못해요.
표지원=돈이 많이 생겨서 친구들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오랫동안 같이 놀고 싶어요. 영화 보고 얘기하고 밥도 먹고 놀러가기도 하고. 하루종일요. 돈도 없고, 엄마가 정한 시간이 있으니까 6시까지는 들어가야 하거든요.
윤혜성=친구들 하고 놀러다니고 싶어요. 해외여행도 가고, 영화도 보고 싶고, 집에서 모여서 얘기도 하고 싶어요. 그러면 막혔던 속이 뚫릴 거 같아요.
김노영=친구들이랑 계속 놀고 싶어요. 영화보고, 수다떨고.
지연주=친구들 하고 외국여행 가보고 싶어요. 또 친구들하고 같이 잤으면 좋겠어요.
한율기=세계일주를 해보고 싶어요.
사회=요즘 가장 큰 고민이 뭐예요?
이병윤=고민같은 것은 없어요.
김노영=아무리 공부해도 진도가 잘 안나가서.
윤혜성=별로 없어요.
표지원=음악이나 예체능 쪽이 약해서 고민이에요
한율기=고민 없어요.
지연주=미술에 좀 자신이 없어요.
〈정리|선근형·김다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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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선근형 기자)=좋아하는 운동 있어요?
윤혜성=저는 검도를 해요. 공부하다가 스트레스 받는 거 검도로 다 해소해요.
이병윤=운동, 싫어해요.
표지원=친구랑 줄넘기 정도만 매일 해요.
김노영=시간이 없어요. 하기도 싫어요.
지연주=수영을 좋아하는데 중이염 때문에 못해요. 다른 운동은 힘들고 시간도 안 맞아요.
사회=공부를 많이 하나요? 공부 잘해야 어른이 돼서 성공한다고 생각해요?
이병윤=공부 안하면 엄마한테도 혼나고 시험점수 낮으면 선생님한테도 혼나요. 점수 때문에 공부하는 것 같아요. 그러나 꼭 공부 잘해야 성공하는 건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이에요.
표지원=공부는 하고 싶은 부분도 있고, 또 시험을 볼 때 친구보다 떨어지면 열등감이 생기고, 잘하면 기분 좋은 성취감이 있어요. 그런 것 때문에 공부하는 것 같아요. 공부를 잘해야만 훌륭한 사람이 된다고 생각은 안해요. 아인슈타인 같은 사람은 공부 잘했지만 간디 같은 사람들은 다른 것으로 훌륭한 일을 했으니까요. 무조건 공부는 아닌 것 같아요. 공부를 잘하면 오히려 자만하고 그런 게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성격이 나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에요. 중학교에 가면 딴 건 학원 다녀서 괜찮은데 영어는 튼튼영어(학습지의 한 종류)만 하니까 단어가 부족해서 걱정이에요. 벌써 중1 과정 마쳤어요.
윤혜성=제 목표는 아빠 뒤를 이어서 회사 사장이 되는 것인데 이를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중학교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어요. 아빠랑 큰아빠가 회사를 같이 하시는데 그걸 물려받고 싶어요.
김노영=꿈도 이루고 중학교에 가면 시험을 많이 보는데 거기서 떨어지면 안되니까 공부하게 돼요.
지연주=꿈을 이루고 싶고, 성적 때문에도 공부해요. 공부를 안해서 친구들한테 ‘공부 못하지’ 이런 말 들으면 자존심이 상할 것 같아요. 중학교 가면 전체등수, 반등수가 다 나온다고 엄마가 그랬는데, 낮은 점수 나오면 진짜 창피할 것 같아요.
한율기=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에요. 꿈을 실현하고 그렇게 되면 남한테 봉사활동도 할 수 있고 그러니까 공부해야 될 것 같아요. 중학교에 가면 전과목을 다 공부해야 되니까 걱정이 되긴 해요.
사회=요즘 학원 많이 다니죠?
이병윤=저는 한 곳밖에 안 다녀요. 하지만 그곳에서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를 다 가르쳐요. 학원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가요. 오후 5시쯤 가서 9시쯤 끝나요. 시험 기간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가요. 3~5학년 때는 수학과 영어만 했는데 지금은 전과목을 하고 있어요.
표지원=그룹과외로 수학을 배우고 영어학원, 논술학원을 다녀요. 논술은 1주일에 한번 하는데 2시간40분간 공부해요. 수학은 전문과외 선생님한테 친구랑 둘이서 1주일에 2번씩 각 1시간40분간, 영어는 월·수·금요일에 해요. 논술은 5학년때 2개월 하고 그만두었다가 다시 시작했어요. 5학년 때까지는 미술을 했어요.
윤혜성=수학과외, 논술과외, 역사과외, 수학, 영어, 과학 학원을 따로 다녀요. 총 6곳이에요. 학교 끝나고 오후 2시30분이나 4시쯤 시작해서 밤 10시까지 학원에 있다고 보면 돼요. 일요일은 수학과외 하나, 토요일은 역사 논술과외를 해요. 전문 과외 선생님한테 배워요.
김노영=미술, 논술, 수학, 영어 4곳을 다녀요. 미술은 월요일과 목요일 빼고 다 다녀요. 학교 끝나고 밤 9시까지 해요. 수학은 밤 9시부터 11시까지. 영어는 학교 끝나고 5시까지. 주말에는 미술. 예원학교에 가고 싶어서 미술 공부를 하고 있어요.
지연주=영어·수학 과외, 영어·수학 학원, 암기 과목(사회·과학·국어·영어)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암기과목은 2~6시, 수학은 2시간, 영어는 3시간 해요. 집에 보통 오후 8시 좀 넘어서 오지요. 주말에는 가끔 보충할 때만 학원에 가요.
한율기=재즈와 피아노를 배우러 학원에 가요. 공부하기 위해 학원은 따로 다니지 않아요. 재즈는 월·수·금 오후 2시30분부터 3시10분까지, 피아노는 8시까지 원하는 시간에 가서 1시간 정도 해요. 예전부터 친구들이랑 같이 하고 있어요. 재미 있어요.
사회=학원을 원해서 다니는 것인가요, 아니면 엄마가 시켜서 가는 것인가요?
이병윤=시험점수 올리기 위해 학원에 다녀요. 제가 원해서 다니는 거예요.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학원 가는 게 싫은 적은 없었어요.
표지원=피곤할 때나 학교에서 어디를 놀러 갔다 왔다거나 하는 날은 학원 가는 게 싫지만 그래도 가야 해요. 학원은 친구랑 같이 가니까 재밌는 편이에요. 엄마 때문에 가는 것은 논술학원이지만 지금은 꽤 재밌어요. 국어시간에 글을 쓸 때 아이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는 느낌이 들 때 특히 좋아요.
윤혜성=숙제를 안해서 혼날 생각을 하면 학원 가기가 싫어요. 그때는 죽기살기로 막 해가지고 가지요. 엄마가 강요해서 다니는 것은 없어요. 처음에는 역사를 싫어해서 외우는 것도 많고 선생님이 야단쳐서 싫어했는데 하다보니까 점점 재밌어졌어요. 친구 중에는 학원 공부를 10개씩 하는 경우도 있어요.
김노영=미술은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 밤에 졸려서 싫을 때가 있어요. 학원 안가면 엄마가 안좋아하지요. 학원은 도움이 많이 돼요. 성적도 올라가고.
지연주=암기과목은 좀 지루해요. 나중엔 괜찮아졌지만. 수학학원에 가기 전에는 과외를 받았는데 성적이 많이 안올랐어요. 영어학원은 가기 싫어도 카드 찍으면 도착했다고 엄마한테 문자가 가니까 안갈 수 없어요. 가기 싫을 때는 꾀병 부린 적도 있지만 그러나 왠지 두려워서 가게 돼요.
한율기=다 좋아서 하는 거고, 다니겠다고 엄마한테 먼저 말씀 드렸어요. 공부는 집에서 혼자 해요. 학원이랑 집에서 하는 게 별 차이가 없을 것 같아서 안 가고 싶어요.
사회=학원을 안 다니면 성적이 떨어지나요? 꼭 학원에 다녀야 공부가 될까요?
이병윤=집에서 혼자 해도 공부는 잘 돼요. 하지만 친구들이랑 같이 어울리다 보니 학원에 다니게 되는 것 같아요. 부모님 영향도 있고.
표지원=학원을 다니면 점수가 오르고, 안다니면 점수가 내려가는 과목이 있어요. 수학을 하기 전에는 굉장히 어려워서 적응을 잘 못했는데 하고 나서는 아주 좋아졌어요. 과학, 사회는 학원 안 다녀서 모르겠는데, 아직은 혼자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어는 중학교, 고등학교 진도까지 들어간 아이들도 있어요. 뒤처진다는 생각에 불안감이 들 때도 있어요.
윤혜성=학원 다니는 게 성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3학년 말에 수원에서 대치동으로 전학을 왔어요. 수원에서는 학원 안다녀서 90점이 안되고 70~80점에서 헤맸어요. 이사 와서 처음에 학원을 영어, 수학만 다니다가 성적이 오르자 그때부터 다른 과목도 다니고 싶다고 했어요. 안다니면 좀 힘들 것 같아요. 지금 상태가 좋아요. 중학교 때는 늦게 끝나서 학원 시간이 안 나겠지만 다니긴 할 거 같아요.
김노영=개인의 문제점을 지적해주니까 학원이 좋은 것 같아요. 지금 상태가 좋아요. 1학년때는 1개, 3학년때부터 2~3개씩 다녔어요.
지연주=안다니면 점수가 더 내려갈 것 같아요. 1~2학년때는 쉬우니까 괜찮았는데 3학년때부터는 어려워지면서 성적이 떨어져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벌써 중학교, 고등학교 레벨 들어간 애들 있는데 뒤처지는 느낌이 있고, 욕심 같은 게 있으니까 안다니면 좀 그럴 것 같아요.
한율기=1~4학년 때 계속 안다니다가 5학년 때 잠깐 다녔어요. 잠깐 쉬려고 학원을 끊었는데 혼자 어렵게 풀면 그게 더 기억이 잘 되고, 혼자 문제집에 있는 풀이 보고 열심히 생각해서 푸니까 그게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닐 마음이 없어요.
사회=학교 생활은 재미있나요, 선생님에 대한 불만은 없어요?
이병윤=뭘 잘못하면 옐로카드, 레드카드 경고를 주시죠. 재밌어요. 불만은 별로 없어요. 학교에도 없고요.
표지원=선생님이 애들하고 마음이 잘 맞아서 친구 대하는 것 같이 얘기도 편하게 들어주십니다. 사회나 과학은 학원 안다니는 애들을 위해 요점 정리도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김노영=상점, 벌점 같은 게 있어서 총 합해서 한달에 한번씩 부모님께 보여드려요. 아침 7시30분까지 등교해서 꿈다짐, 국민체조, 줄넘기 100번, 독서 1시간 하는데 안가도 선생님이 뭐라고 그러시지는 않아요. 전교생이 1200명인데 150명 정도만 오고 저는 안가요.
지연주=선생님이 점심시간에 영화나 비디오를 가져와서 틀어주시고, 조용히 밥을 먹어요. 예전에 교통사고 많이 나서 교문 앞까지 데려다 주시는 것도 좋아요.
사회=하루에 엄마, 아빠와 대화시간이 얼마나 돼요? 부모님에 대한 불만은 없나요?
이병윤=30~40분 정도. 컴퓨터 게임 못하게 하는 게 가장 큰 불만이에요. 텔레비전은 원래 잘 안봐요.
표지원=평일 20~30분인데, 거의 엄마하고 이야기해요. 텔레비전 못 보게 하거나 컴퓨터를 오빠와 같이 쓰는 것, 친구를 집에 데려오고 싶은데 할아버지가 계시니까 못 데려 오고 그럴 때 엄마한테 서운해요.
윤혜성=30분에서 1시간 정도. 엄마 아빠 비슷해요. 불만은 아빠가 머리를 짧게 깎으라고 강요한 것이에요. 머리를 자연스럽게 기르는 게 훨씬 좋은데, 아빠한테 싫다고 편지를 썼더니 들어주셨어요.
김노영=20~30분 정도 엄마랑 대화해요. 아빠하고는 저녁 늦게 잠깐. 학원 끝나고 늦게 오면 피곤한데 학원, 학교 숙제 안해서 엄마한테 혼날 때 힘들어요.
지연주=30~40분 정도. 엄마가 휴대폰 처음 사주었는데 요금이 6만원 나왔어요. 엄마가 집에 오면 휴대폰을 끄고 쓰지 못하게 했어요. 친구들하고 문자도 보내고 싶은데, 계속 하지 말라고 하니까 그것 때문에 엄마와 싸웠어요. 한달동안 거의 말 안하다가 화해했어요. 그 다음에는 아빠랑 싸우고 말을 안했어요. 숙제를 하는 척하고 만화책 숨겨서 보다가 들켰어요.
한율기=엄마 아빠와 포함해서 30분~1시간 정도. 부모님께 불만은 거의 없어요. 게임도 잘 안하고 텔레비전도 하루에 1시간30분밖에 안보니까 트러블이 없어요. 친구들은 제가 학원 안다녀서 좋겠다고 해요. 하지만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은 똑같아요. 휴대폰도 아빠가 정해준 정액요금만큼만 사용하기 때문에 괜찮아요.
사회=이성친구 사귀고 있나요?
이병윤=좋아하는 애는 있는데 아는 게 없어 말을 쉽게 못걸겠어요. 여자애도 알고는 있어요. 5학년때 한번 사귄 적 있어요. 1년이 안되는 기간 동안.
표지원=사귀고 싶어요. 그런데 좋아하는 애는 없고, 애들이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아요. 애들이 남자처럼 대해요.
윤혜성=관심이 안 생겨요. 그냥 친하게는 지내고 싶어요. 나중에 대학에 가서.
김노영=사귀고 싶어요. 관심있는 애는 있는데, 고백한 적은 없어요. 그 친구도 내 마음을 몰라요.
지연주=저도 사귀고 싶어요. 휴대폰 싸이월드에다 남친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웃기고 있네’ 이런 식으로 말했어요. 친구들은 거의 다 남친이 있어요.
한율기=사귀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어요. 그런데 삼각관계예요. 2명이 나를 좋아해요. 둘다 괜찮고 모두 친한 아이들이에요. 초등학교 때 사귀는 게 클 때까지 가는 것도 아니니까 삼각관계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요.
사회=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은 뭐예요?
이병윤=친구들이랑 야구하고 싶어요. 주말에는 좀 하지만 평소에는 시간 없어서 잘 못해요.
표지원=돈이 많이 생겨서 친구들하고 아침부터 밤까지 오랫동안 같이 놀고 싶어요. 영화 보고 얘기하고 밥도 먹고 놀러가기도 하고. 하루종일요. 돈도 없고, 엄마가 정한 시간이 있으니까 6시까지는 들어가야 하거든요.
윤혜성=친구들 하고 놀러다니고 싶어요. 해외여행도 가고, 영화도 보고 싶고, 집에서 모여서 얘기도 하고 싶어요. 그러면 막혔던 속이 뚫릴 거 같아요.
김노영=친구들이랑 계속 놀고 싶어요. 영화보고, 수다떨고.
지연주=친구들 하고 외국여행 가보고 싶어요. 또 친구들하고 같이 잤으면 좋겠어요.
한율기=세계일주를 해보고 싶어요.
사회=요즘 가장 큰 고민이 뭐예요?
이병윤=고민같은 것은 없어요.
김노영=아무리 공부해도 진도가 잘 안나가서.
윤혜성=별로 없어요.
표지원=음악이나 예체능 쪽이 약해서 고민이에요
한율기=고민 없어요.
지연주=미술에 좀 자신이 없어요.
〈정리|선근형·김다슬기자〉
출처 : 아자 학교
글쓴이 : 아자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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