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다 가려고 하는 데도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지 못해 남들처럼 설악산 단풍놀이는 못가더라도 모처럼만에 가을이 한층 깊어가는 고궁나들이를 선택했다.
우리 가족이 선택한 장소는 창경궁이었다.다 자라 성인이 되어서는 예전에 결혼식 야외촬영할 때 와보고,또 아이들 어렸을 때 유모차 끌고 온 기억이 전부인 곳이었다.
그러나 아주 어린 시절 추억 속의 창경궁은 호수에서 오리배 타고 돌던 곳,낙타나 코끼리 같은 동물을 구경하던 곳,엄마 아빠랑 맛있는 김밥을 먹던 곳.....창경원으로 기억되고 있다.
어린 시절에는 매일이라도 가서 신나게 놀고 싶었던 장소였던 창경궁이 철이 들기 시작하고 역사를 알기 시작했을 때 부터는 슬픈 장소가 되었고,창경궁에게 미안했고,어린 시절 추억에게 미안했고,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시절 추억까지 슬픈 기억으로 만들어 버린 일본이 원망스러웠다.
이곳은 왕과 왕비가 주무시던 곳이란다.
통명전 내부모습
통명전 옆에 있던 작은 연못이다.그 옛날 왕과 왕비님은 이 곳을 산책하며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성종대왕태실비모습이다.태실비는 왕족의 아기가 태어나면 태반을 모셔두던 곳이라고 한다.일본은 우리를 식민지로 삼으며 전국에 퍼져 있던 태실비들을 파헤치고 없앴으며,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만들고 성종대왕태실비를 이 곳에 두었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늦게나마 일본에게 빼앗겼던 우리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어서...아직 창경궁에 가면 창경원의 모습들이 남아있고,내 어린 시절 추억들이 살아나지만 그것들을 애써 외면하거나 감추고 싶지 않다.때로는 부끄럽고 때로는 아프더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아픈역사가 되풀이 되어선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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