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년 전 악녀일기가 발견되다>라는 책 제목에서 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악녀이길래.....
그러나 주인공 마리아는 지독한 악녀가 아니다.단지 태어났을 때 부터 보고 들어왔던 것들로 생각하며 행동할 뿐이다.
마리아에게 악녀라는 호칭을 붙인다면 그것은 우리가 그녀의 세상에 살던 그들이 아니었기 때문일것이다.
이 책은 흑인노예제도의 시초가 되었던 네덜란드인들의 만행을 고발한 책이라고 한다.
남아메리카의 수리남에서 커피농장을 경영하는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 마리아
그녀는 열네번째 생일날 아빠에게 선물로 받은 어린 흑인소년 노예를 또한 선물로 받은 채찍으로 능숙하게 다룰 줄안다.
흑인노예가 마음에 들지않으면 팔아버리면 그만이라는 것에 기발한 생각이라며 감탄할 줄도 안다.
도망치다 붙잡힌 흑인노예가 고통에 몸부림쳐도 저녁식사로 나온 음식맛을 즐기며 감탄할 줄 안다.
아빠의 성노리개였던 아름다운 흑인노예의 얼굴에 하이힐을 벗어 박아버린 엄마가 아빠때문에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라고 생각하며 슬퍼할줄도 안다.
노예시장을 구경하며 인생경험을 쌓고 싶다는 당찬 포부와 호기심도 풍부하다.
이제 마리아는 스위스로가 더 큰 세상에서 멋진인생을 즐길거라는 목표도 있다.
이런 마리아를 우리가 그들이 살던 세상의 그들이 아닌 이유로 악녀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이 책의 저자 돌프 페르로엔은 그옛날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수리남을 방문하고 그곳에 살던 흑인들을 알게된 후,흑인노예제도를 고발하는 작품을 쓰기 위해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한다.그가 읽은 책 중에는 유태인이 가장 잔혹한 노예소유자였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하면서 2차세계대전을 경험한 입장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역사안에서 때로는 피해자의 모습이었다가 돌연 가해자로 변하기도 한다.
마리아의 세상에서 거슬러 올라와 2백년 후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돈이 사람의 인품을 정해주는 물질만능주의,외모가 사람을 판단하는 가치기준이 된 외모지상주의의 홍수 속에 살면서 우리모두의 안에 마리아가 존재하지않다고 생각할 수 있을 까?어린시절 부터 답습하고 몸에 익히고 배워왔던 것들이 때로는 누군가에게는 고통이 될수 있다는 것을 가끔 잊고 살아가지는 않는 지...
이 책을 읽으며 교육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다시 한번 알게 된다.마리아의 주변에 있는 어른들 중 그 누구도 그들이 하는 행위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그래서 마리아도 그저 당연한것으로 받아 들여진 것은 아닐지...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그런것 뿐이니까...
마리아의 고백형식의 짧은 일기가 참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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