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가 17회로 마무리 되었다.
처음부터 드라마 같지않고 언뜻 보기에 뮤직비디오같은 화면에 화보처럼 서있는 김남길의 매력에 끌렸던 드라마다.
무엇보다 전작<미안하다 사랑한다><상두야 학교가자>등에서 연출력이 돋보였던 이형민PD의 신작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시놉시스도 내가 좋아하는 슬픈 복수극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드라마 시작부터 맥을 끊는 월드컵에 드라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김남길의 군입대까지 <나쁜 남자>는 참으로 운이 없는 드라마가 되어버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담에서 심건욱이 되어 돌아온 김남길의 신들린 듯한 연기는 정말 볼만하였다.
하지만 마지막이 너무 아쉽다.김남길의 군입대로 각본 수정이 불가피한거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아쉬워도 많이 아쉽고 어설픈 마지막회가 아닌가한다.
물론 첫회부터 심건욱의 죽음을 짐작하고 있었다.심건욱의 죽음은 처음부터 예상된 시나리오였을 것이다.이형민PD가 남자주인공을 가만히 살려두실 분이던가 이형민PD는 밝은 드라마보다 슬픈 드라마에 더 강한분이기때문이다.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결론이 그렇게 난 것이 웬지 모르게 허탈한 기분이들었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예전에 보았던 <부활>이라는 드라마가 자연스레 생각났다.자신의 가족을 붕괴시킨 자들에 향한 한 남자의 복수극을 다룬 <부활>은 시청률면에서는 <내이름은 김삼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월메이드 드라마로 지금까지도 생각나고 빛나는 드라마로
기억 되고 있다.
그렇다면<부활>에는 있고,<나쁜 남자>에는 없는 게 무엇일까? 두 작품의 공통점은 권력의 힘에 맞서는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는 점이다.그러나<부활>에서는 '진실은 통한다'라는 진리가 있었지만 <나쁜 남자>에서는 없었다.<부활>에서는 자신이 갖은 권력을 남용하며 죄를 지은 자들은 스스로 무너지며 심판을 받았지만,<나쁜 남자>에서는 오히려 권력의 힘이 승리자가 되었다.그래서 다소 마지막회는 심기가 불편하였다.
자신의 모든 악행이 들통나 법정에 선 순간까지도 신여사..그녀는 해신을 놓지못하고 '감히 니까짓것들이...'를 외친다.그녀가 비록 감방안에서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었다해도 그녀는 보석으로 풀려난 뒤에도 적나라한 소유욕을 드러내며 또다른 악행을 꿈 꿀 것이다.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실이라는 걸 드라마는 보여주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진짜 현실이 그렇다 할지라도 나는 <부활>의 마지막 장면처럼 다소 희망적인 장면으로 끝맺기를 바랬다.칼에 맞은 서하은이 복수의 긴터널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사람으로 부활함을 알리듯이 심건욱도 그렇게 되길 바라고 또 바랬다.
그러나 심건욱의 어의 없는 죽음으로 모든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한마디로<나쁜 남자>는 너무 잔인한 드라마이다.심건욱의 죽음에 슬픈 여운이 남는 드라마가 아니고,신여사 그녀만의 해피엔드로 막을 내린...그래서 뒤 끝이 개운하지못한 씁쓸한 드라마가 되었다.
다만 이제 한창 물오른 연기를 보여준 김남길...그의 멋진 연기를 한동안 볼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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