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 강동지역에선 다음 달 문을 여는 A초등학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진보·좌파 교육감들이 새로 도입한 이른바 '혁신학교'로 지정된 이 학교에 전교조 교사들이 무더기로 몰렸기 때문이다.
↑ [조선일보]
지난 2월 교사 배치를 끝낸 이 학교의 교원은 모두 35명이다. 학교측은 교사들의 성향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나 이 학교 교사들 가운데 절반 정도가 전교조 소속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교과부 관계자는 말했다. 교과부가 공개한 지난해 서울지역 각 학교의 전교조 교사비율 평균치가 7.9%, 전국 평균이 11.2%라는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A초등학교에 오는 교사 중에는 과거 근무 학교에서 교장의 행정 방침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거나 전교조 내에서도 강성(强性)으로 통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지역의 한 교사는 "'학교 순환근무'라는 교사 근무체제의 특성상 몇 자리만 새로 나는 기존 학교와는 달리 새로 개교하는 학교는 수십개의 자리가 나기 때문에 전교조 교사들이 대거 몰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최근 신설 '혁신학교'인 B고등학교로 전보를 가겠다는 전교조 교사의 말을 듣고 의아해했다. 그 교사가 지난달에 전보 희망을 밝힌 학교는 다른 곳이었기 때문이다. 주변의 전교조 교사들이 B고로 많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그 교사도 희망 학교를 바꾸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진보·좌파 교육감 관할 지역의 신설 학교로 전교조 교사들이 몰리는 것은 새로운 '거점'을 확보하려는 전교조측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것이 교육계의 일부 시각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전교조 교사가 많은 학교일수록 교장을 무력화하고 학교 운영을 좌지우지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경기지역에서 새로 생겨나는 학교 중에 진보·좌파 교육감들이 선호하는 '혁신학교'가 많다.
'혁신학교'는 전교조가 '경쟁 위주의 공교육 틀을 바꾸기 위한 대안적 학교로서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천명한 학교다. 또한 '혁신학교'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로 교장을 뽑을 수 있는 자율학교에 포함되기 때문에 전교조 소속 평교사들도 이 제도를 통해 교장이 될 수 있다.
최근 교과부가 공모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전교조 교장의 임용 제청을 거부한 서울 영림중과 강원 호반초는 모두 '혁신학교'에 속한다. 서울·경기교육청은 지난해 혁신학교를 각각 23곳씩 선정했고 강원도식 혁신학교인 '강원행복+학교'는 올해 9곳이 운영된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임기 내 혁신학교를 3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로 서울·광주·경기·강원·전북·전남 등 전국 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진보·좌파성향의 교육감들이 당선된 이후 학교 현장에는 '전교조표 교육정책'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진보·좌파 교육감 취임 이후 등장한 '학업성취도 평가 반대', 체벌 금지정책, 전면 무상급식, 고교 평준화 확대 등이 전교조가 내세우는 정책 기조와 거의 같다.
☞혁신학교 :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진보·좌파 교육감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했던 학교 모델이다. 지난해 말 선출된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도 취임 직후 인터뷰에서 '혁신학교'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혁신학교'는 주로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들어서고 있으며, 인성(人性)교육 강화 등 공교육 정상화를 내세우고 있다. 최대 2억원의 재정 지원, 교육 과정 운영 자율권 확대, 교장공모제(일부 학교) 등이 적용된다.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 입력 2011.02.26 03:09 | 수정 2011.02.2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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