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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시간

동네 사랑방 같은 서점 꿈꾼다

땡스북스 > 이기섭 대표(42)가 홍대 카페골목에 첫발을 디딘 건 1988년. 그때까지만 해도 서교동 일대는 비닐하우스가 있던 변두리였다. 카페가 들어선 것은 겨우 10년 전이다. 23년째 홍대 앞을 지켜보던 이 대표도 변화를 거들었다. 지난 3월, 이곳에서 좀체 볼 수 없던 동네 서점을 차린 것이다. 이름도 싱그러운 < 땡스북스 > . 그러니까 '고마워, 책들아!'란다.

이 작은 동네에 서점을 차린다고? 기대보다 우려가 더 많은 건 당연했다. 온라인 서점과 대형 서점이 휩쓰는 현실이어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보탰다.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보는 문화 창고로 서점을 꾸민 것이다. 이곳에서 여는 모든 이벤트에 소박한 맛도 더했다. 비인기 분야의 어떤 저자도 독자가 원하면 초대할 수 있다. 동네 주민과 함께 하는 시 낭송회와 주말 벼룩시장은 매회 인기를 더한다.





시사IN 백승기

이 대표는 책에 대해 특별한 철학을 가졌다. 홍대 미대에 재학 중이던 당시, 학과 공부보다 학술지 < 홍익예술 > 만드는 데 재미를 붙였다. 디자인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책을 만들던 손버릇으로, 책을 고르고 공간을 꾸미면서 재미를 늘려나갔다. 책 고르는 기준도 특별하다. "만져보고, 읽어보고, 나와 맞춰볼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 땡스북스 > 에는 베스트셀러보다 마음에 담을 이야기가 많은 책을 들여온다. 콘텐츠와 디자인 균형이 잘 맞는 책이 우선적인 선정 대상이다. 그는 '동네 사랑방에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서점'을 꿈꾼다.

송지혜 기자 / song@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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