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나리오 제일 많이 받아보는 배우라고 그러던데.
아니다. 그거 소문이다, 소문. 우리 소속사에서 낸 소문. 허허허. 잘 안 들어온다. 요새는 정말 시나리오 한 권 못 봤다.
-그런데 왜 이렇게 바쁜가? 지난해 11월 개봉한 < 특수본 > 에 이어, 1월 18일에 < 네버엔딩 스토리 > 가 개봉한다. 1월 8일 촬영을 끝낸 < 건축학개론 > 은 4월 개봉을 앞두고 있고, 곧 TV 드라마 < 제3의 병원 > 촬영에 들어간다며?
바쁘긴 바쁘다. 내가 나이 들어가니까 소속사에서 얼른 뽑아 먹으려고 그러나.(웃음) 어느 순간부턴가, 작품 끝내고 한두 달 이상 쉬지 않았다. 쉰다고 내가 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넋 놓고 있으려니 지루하더라. 작년부터는 < 해피선데이-1박 2일 > (KBS2, 이하 < 1박 2일 > )까지 했더니 더 쉴 틈이 없었다. 일복이 있는 때인 것 같다. 내가 페이스 조절을 할 줄 아는 사람도 아니고. 일이 많을 때는 열심히 해야 재미있는 것 같다. 사실 < 건축학개론 > 촬영 끝나면 좀 쉬려고 했는데, < 제3의 병원 > 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출연하기로 했다. < 제3의 병원 > 끝나면 진짜 좀 쉴 계획이다.
-대중적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얻은 데는 < 1박 2일 > 출연이 결정인 계기가 된 게 아닐까?
그렇지. < 1박 2일 > 이라는 프로그램이 나한테 잘 맞은 것 같다. 날 편하게 대해주는 좋은 친구들과 여행 다니는 프로그램이었으니까 적응할 수 있었지, 스튜디오에서 예능감을 뽐내야 했다면 못했을 거다. 며칠 전에도 < 네버엔딩 스토리 > 홍보 때문에 < 해피투게더 3 > (KBS2)에 나갔는데, 힘들더라. 말도 버벅거리게 되고. 맨 처음 < 1박 2일 > 출연을 결정한 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어서였거든. 처음 시작할 때 주위의 우려가 컸는데 지금 돌아보면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은 것 같다. < 1박 2일 > 을 하고 난 뒤로는 어딜 가든 날 너무 좋게 봐주신다. 몰래 밥값을 내주시는 분들도 있고. 반대로 혼자 어디 다니기는 좀 불편해졌지.
-그렇게 낯을 가리면서 사람들 앞에서 연기는 어떻게 하는 건가?
학교 다닐 때도 앞에 나가면 떨려서 아무것도 못했는데, 연기는 좀 다른 게, 배역이 있기 때문에 그 뒤에 나를 숨길 수 있다. 사람들 앞에 나가서 즉흥적으로 뭘 하라고 하면 머리가 하얘질 것 같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끼리 인사해야 하는 파티 같은 데도 잘 안 간다. 시상식이나 행사 같은 자리도 잘 적응이 안 된다.
- < 네버엔딩 스토리 > 의 동주처럼 어느 날 갑자기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선고를 받으면 뭘 할 것 같나?
글쎄. 다 정리한 다음 어디 공기 좋은 시골 마을에 내려가서 개 많이 키우면서 살고 싶다. 여행 다니면 괜히 슬퍼질 것 같고. 혼자 다녀 봐야 뭐.
-연기에는 미련이 없나?
별로. 그때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거지,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역할 같은 건 없다. 어떤 역할도 쉽지 않다. 무슨 배역이든 처음부터 감을 잡지는 못한다. 그래도 어떻게든 그 인물에 부딪쳐 연기하다 보면 인물에 대해 맥이 잡히는 순간이 온다. 그게 내 스타일인 것 같다. 촬영하기 전에 준비를 좀 하려고 시나리오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르겠더라. 그래서 내 시나리오는 너무 깨끗하다. 좀 창피할 정도로.(웃음) 신인 때는 대본을 달달 외우면서 '여기서는 이렇게 연기하고 여기서는 이렇게 연기해야겠다'고 준비해 간 적도 있는데, 현장에서 한 번 무너지면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 그 뒤로는 현장에서 나를 풀어놓는 편이다. 기본적인 상황을 잡고, 현장에서 그때의 감을 느끼려고 한다.
http://zine.media.daum.net/movieweek/view.html?cateid=100000&cpid=215&newsid=20120118104010245&p=movie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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