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민과 서연의 스무 살 시절과 서른다섯 살 시절의 이야기가 반반인데, 스무 살 시절과 서른다섯 살 시절을 다른 배우가 연기한다. 굳이 왜?
'서른다섯 살의 승민을 연기하면서 스무 살의 모습을 염두에 둬야 하는 걸까?' 고민했는데, 이용주 감독님이 "그럴 필요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제훈이가 연기한 부분을 보면서 일부러 맞추거나 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스무 살 시절의 이야기와 서른다섯 살 시절의 이야기가 잘 이어질까 걱정했는데, 스무 살 시절과 서른다섯 살 시절의 모습이 너무 달라서 오히려 한 사람이 연기했다면 어색했을 것 같다. 스무 살의 승민은 너무 풋풋한데 서른다섯 살의 승민은 현실에 찌들어 있거든.
-스무 살 때만 해도 그렇게 풋풋했는데 어쩌다 현실에 찌들었을까?
직업도 생기고 세월이 흐르면서 유들유들해지고 능글맞아진 거지. 영화에서 승민이 스무 살 때는 담배 한 대 피우고 픽 쓰러지는데, 서른다섯 살이 돼서는 담배를 달고 사는 것처럼. 그런 모습이 좀 짠하다.
-15년 만에 나타난 첫사랑을 대하는 승민의 마음이 어떨 거라고 생각했나?
첫 장면에서 서른다섯 살의 서연이 승민을 찾아왔을 때 그녀를 못 알아보지 않나. 그런데 정말 승민이 서연을 못 알아봤을까? 과연 서연을 잊었을까? 감독님과 그 장면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 정확한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글쎄, 마음 한 편에 늘 서연을 안고 살지 않았을까? 첫사랑은 불현듯 문득문득 생각나잖아. 스무 살 때 생긴 오해로 원망하는 마음도 조금 있을 테니 모른 척하는 게 아닐까?
-영화처럼 15년 만에 첫사랑이 나타나면 만날 건가?
만나야지. 만나서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 결국 후회하겠지만 그래도.
-후회할 거라고 확신하나?
대부분 그렇잖나. 그 시절에는 모든 게 다 예뻐 보였을 테고,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데 시간이 흘러서 보면 변해 있을 테니까. '그냥 기억 속에 둘걸' 하는 생각이 들겠지.
-그런데 왜 만나나?
그래도 궁금하잖아. 열지 말라고 하면 더 열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닌가.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으면 마음이 더 쓰이는 것처럼.
-3월에 방영하는 드라마 < 적도의 남자 > (KBS2)의 김선우 역은 어떤가? 힘들게 자라 자신의 운명을 뒤바꾼 사람에게 복수하는 역할인데 < 부활 > 과 < 마왕 > (KBS2, 2007)의 '엄 포스'를 다시 볼 수 있는 건가?
그 포스가 남아 있나 모르겠다.(웃음) 경쟁 드라마인 < 더킹 투하츠 > (MBC) < 옥탑방 왕세자 > (SBS)도 재미있어 보이던데. 두 드라마가 아기자기한 재미를 내세운다면 < 적도의 남자 > 는 선 굵은 작품이다. 그런데 정말 큰일 났다. 일단 태국에 가서 마지막 장면부터 찍어야 하는데, 드라마라 아직 결말까지 대본이 나온 게 아니라서 마지막 장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감정을 잡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이날은 엄태웅이 < 적도의 남자 > 의 마지막 촬영을 위해 태국으로 출국하는 날이었다). 아아아, 생각할 게 많다!
*인터뷰 전문은 < 무비위크 > 519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media.daum.net/zine/movieweek/newsview?newsid=2012031216200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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