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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는 오후>/그밖의 스타

CF 대세 김수현 취중 인터뷰 "사실 제가 좋아하는 걸그룹 멤버는…"

 

드라마 한 편으로 전국의 여심을 품은 김수현이 마침내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까지 거머쥐었다. 한석규, 차승원 등 쟁쟁한 선배 연기자를 제치고 상을 받은 김수현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수상의 기쁨이 채 가라앉기 전에, 그를 만나 최근 3개월간 그에게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회포를 풀었다.

"기쁘고 좋지만 부끄럽네요. 큰 숙제를 받은 느낌입니다."

지난 4월 2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8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TV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 수상자로 호명돼 단상에 서서 소감을 말하면서 김수현은 또 한 번 흐느껴 울었다. 위엄과 기개를 보여주던 카리스마 왕은 백상 트로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자신을 한껏 낮췄다.

< 드림하이 > 가 방송될 때만 해도 그저 수많은 신인 중의 한 명이던 김수현은 '해품달'의 명연기와 매력 넘치는 캐릭터로 단박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뿐만이 아니다. '조선의 왕'은 'CF의 킹'이 됐다. '해품달' 이후 찍은 CF만 줄잡아 16개. 금액으로 환산하면 50억원도 훨씬 넘는다. 이 정도면, 김수현과 비슷하게 드라마 한 편으로 일약 톱스타 대열에 올라선 < 꽃보다 남자 > 의 이민호나 < 시크릿 가든 > 의 현빈도 가볍게 넘어선 수치다.

기자는 취중 토크 인터뷰를 위해 김수현을 만났다.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연일 이어지는 CF 스케줄 때문에 단 하루의 휴식이 그리운 그를 몇 시간이나 독점한 것은 행운이었다.

'해품달' 이후 내게 필요한 것은 '바다'

드라마 촬영할 때보다 요즘 더 바쁘다고 들었다.

"바쁘지만 그게 다 제겐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죠. 부끄럽기도 하고요. 오늘도 실은 광고 찍고 왔어요. 아침부터 했으니까 한 14시간 정도 사진만 찍은 것 같네요."

인터뷰고 뭐고 정말 쉬고 싶을 것 같다.

"하루 이틀로는 모자랄 것 같습니다.(웃음)"

어디 가고 싶은 데라도 있나.

"무조건 바다요."

'해품달'에서 오열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양명(정일우)이 죽는 장면에서 정말 많이 울었죠. 처음 대본을 받아들었을 때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내가 이 신을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죠. 그런데 현장에서 그런 상황에 딱 맞닥뜨리니까 갑자기 슬픔이 북받치더라고요. 아, 이러면 제 자랑하는 게 되는 건가요? 하하."

이훤 역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제 스스로는 자주 한계에 부딪친 것 같아요. 배우로서 에너지가 많이 필요했어요. 많이 배웠고 이제 조금씩 그 배역에서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대본 암기는 어떻게 하나.

"저는 좀 찬찬히 읽어보는 스타일이에요. 그리고 습관적으로 따로 메모를 해요. 그래야 잘 되는 것 같아서요."

'해품달'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게 있다면.

"팬층이 넓어진 것 같아요. 특히 어머니 팬들이 많이 늘었어요. 어디 식당에라도 가면 너무 좋아해주세요."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는데, 다시 한 번 소감을 말한다면.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부담이었어요. 한석규 선배님, 차승원 선배님 등 쟁쟁한 분들이 많으셨잖아요. 진짜 기대도 안 했죠. 그런데 상을 타는 바람에 너무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로 큰 숙제를 받은 것 같아요. 좋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래요."

'해품달' 정일우의 고백(?)에 절친 인증, 존경하는 선배는…

김수현은 '해품달'을 통해서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소중한 것들을 얻었다. 그중에서도 그가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동고동락한 동료 연기자들이다. 같은 또래의 정일우, 송재림, 김민서 등과는 이미 '절친'이 됐고, 극중에서 그를 보좌하던 '형선이' 정은표 선배와는 서로 쳐다보기만 해도 푸근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선후배 사이가 됐다고.

가장 친한 연예인은 누구예요.

"정일우. 일우와는 실제 한 살 차이가 나지만 제가 빠른 88년생이라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어요. 호위무사 '운' 역의 송재림 형과도 친해졌고요. 중전 김민서씨랑도 친분이 생겨서 나중에 민서씨 생일에 다 함께 고기를 먹었어요."

정일우와 유독 친해진 계기는.

"'해품달'로 처음 만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우가 저에게 '수현씨를 좋아하는 거 같다'고 고백(?)한 것을 계기로 더욱 친해지게 됐어요.(웃음) 그래서 저도 일우에게 고백했죠. 나도 좋다고…."

지난번에 임수정이 출연한 영화 VIP 시사회에도 갔던데….

"임수정 누나와는 최근에 알게 됐어요. 소속사가 같아지면서 최근에 많이 친해졌죠. 이미지로만 보고 처음에는 차갑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발랄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임수정은 얼마 전 오랫동안 일해온 소속사를 떠나 배용준, 김수현 등이 소속된 키이스트로 둥지를 옮겼다. 소속사를 옮긴 후 첫 번째 출연한 작품이 바로 영화 < 내 아내의 모든 것 > 이다. 영화는 5월 17일 개봉했고, 이에 앞서 VIP 시사회에는 배용준, 김수현 등 소속사 식구들이 응원차 직접 방문했다. 수많은 팬들의 함성이 이어졌는데, 배용준이 나타났을 때보다 김수현이 등장했을 때 함성이 더 컸다. 이제 막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그에게 조금은 낯설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을 것 같다. 연기 선배이자, 소속사 대표로서 배용준을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할 것 같아 물은 질문인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존경하는 선배는 누군인가.

"정보석 선배님요. < 자이언트 > 에 함께 출연했는데요. 옆에서 선배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정말 멋진 분이에요."

여자친구는 없나요.

"지금은 없습니다. 대신 이상형으로 영국 출신 모델 겸 배우 카야 스코델라리오를 말한 적이 있죠."

김수현이 이상형으로 잠깐 언급했을 뿐인데, 카야 스코델라리오는 한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며 '김수현 효과'를 증명하기도 했다.

그래서 얼마 전 직접 만나 CF를 함께 찍었더군요.

"(수줍게 웃으며) 예, 카야를 만나던 날 정말 설레고 떨렸어요. 광고를 함께 찍고 나서 밥을 먹었는데 매운 걸 잘 못 먹으면서 김치보쌈 같은 매운 음식에 도전하는 모습에 호감이 가더라고요. 저를 위해서 '오빠'라는 한국말을 배워온 것도 신기했고요. 그런데 아쉽게도 언어의 장벽 때문에 더 이상 가지는 못했습니다.(웃음)"

카야를 이상형으로 꼽게 된 계기는.

"영국 드라마 < 스킨스(Skins) > 를 통해 알게 됐어요. 예쁜 얼굴과 편안한 목소리에 호감이 갔어요. 연기할 때 표정도 좀 남달라 보였죠."

좋아하는 걸그룹은 '오렌지캬라멜'

키이스트로 소속사를 옮긴 후, 배용준씨와 많이 친해졌을 것 같다.

"지금 소속사에 온 지는 한 2년쯤 됐는데요. 그동안 10여 차례 얼굴을 뵈었어요. 소속사의 오래된 매니저 형들은 배용준 선배님을 사석에서 형이라고 불러요. 저도 이젠 편한 자리에서는 형이라고 부르고요.(웃음)"

배용준씨는 '어떤 형'인가.

" < 드림하이 > 를 마친 후 사무실 미팅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때 형에게서 배우로서의 진정성과 함께 책임감 같은 걸 발견했어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친해지면서 집에도 놀러가게 됐는데 직접 요리를 해주시는 거예요. 핸드드립으로 커피도 끓여주시고요. 핸드드립 방법을 계속 설명하시는 모습이 죄송하지만 참 귀여웠어요.(웃음)"

노래 실력도 수준급인데, 가수 활동을 병행할 생각은 없나.

"글쎄요. 아직 그럴 자신은 없어요."

그러고 보니 군대도 가야 할 시기인데….

"때가 되면 꼭 가야죠. 마음의 준비는 이미 다 끝났습니다."

군대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대답이 아주 분명하고 단호했다. 1988년생인 김수현은 올해 만 24세다. 늦어도 30세 이전에만 군에 입대하면 되기 때문에 아직 그에게는 5~6년의 충분한 활동 시간이 있다. 그러나 건강상의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는 게 걸린다. 그는 어릴 때 심실상성 빈맥을 앓아 그다지 건강한 편이 아니다. 2010년 한 인터뷰에서는 "(어릴 때부터 좋지 않던) 심장 수술을 받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부정맥의 일종인 빈맥은 정도에 따라 군 면제 사유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수현은 "이젠 너무 건강하다"며 입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주량은 얼마나 되나.

"많이 못 마셔요. 소주나 맥주 상관없이 모두 3잔 정도.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금세 빨개지거든요."

좋아하는 음식이 돈가스라고.

"예, 맞아요. '해품달' 촬영 때도 자주 먹었어요. 촬영장 가는 길에 있는 경기도 용인 휴게소에 돈가스가 있는데 튀김옷이 좀 남달랐어요. 아주 맛있어요."

글 쓰는 거 보니까 왼손잡이던데.

"네, 글을 왼손으로 써요. 그래서 글씨를 잘 못 쓰는 거 같아요."

성대모사도 잘 한다던데 한 번 해줄 수 있나.

"(고개를 뒤로 젖히면서) 모흐흐흐…. 개 짖는 소리예요.(웃음)"

개 짖는 소리를 따라한 그의 성대모사는 정말 똑같았다. 그 소리를 내기 위해 고개를 뒤로 젖히는 모습부터가 웃겼다. 소리도 그럴듯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배꼽을 잡았다.

기억에 남는 선물은.

"비욘드 CF 찍을 때 선물 받은 강아지예요. 이름을 비욘드라고 지었어요."

걸그룹은 어떤 팀을 좋아하나.

"오렌지캬라멜. 멤버들도 예쁘지만 경쾌한 노래 선율이 좋아요."

여가 시간엔 주로 뭘 하나.

"거의 집 안에서 시간을 다 보내요. 부족한 잠을 잔다거나…, 아니면 자전거를 좋아해서 동네에 타러 나갈 때도 있어요."

자전거는 주로 어디서 타나.

"집 근처 서울숲에서요. 페달을 밟으면 시원한 바람이 그만이에요."

스트레스 풀기에도 좋을 것 같다.

"그렇죠. 자전거도 좋고요. 그런데 요즘은 잠을 충분히 자는 걸로 스트레스를 풀어요."

얼마 전엔 팬들하고 캠핑도 다녀왔다던데.

"아웃도어 브랜드 모델을 하면서, 해당 브랜드에서 고객 초청 이벤트를 했어요. 즉석 팬미팅과 바비큐 파티, 팬 사인회를 했어요. 제주도여서 그런지 더 특별했던 것 같아요. 저하고 < 슈퍼스타K3 > 의 울랄라세션, 투개월도 함께 참석했어요. 경쟁률이 1천 대 1 정도였대요."

올해 목표? "나머지 시간 무사히 잘 지나갔으면…"

차기작이 < 도둑들 > 그리고 < 은밀하게 위대하게 > 등 모두 영화다.

"드라마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예요. 그래서 끌린 것도 있고요. 다양성이 좋았어요. < 도둑들 > 은 이미 다 찍었고 < 은밀하게 위대하게 > 는 곧 촬영에 들어갑니다."

< 도둑들 > 에서 전지현과의 만남은 어땠나.

"즐겁고 신기했어요. 마카오 촬영 때 호텔 헬스장에서 함께 운동을 하는데 눈앞에 김윤석, 전지현 선배님이 있는 거예요. 무척 신기했어요."

배우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뭐가 돼 있을까.

"솔직히 배우 말고는 별로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올해의 목표는 뭔가.

"올해는 초반에 너무 즐겁게 출발한 것 같아요. 행복했고요. 그저 나머지 시간들이 무사히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웃음)"

10년 뒤 김수현을 상상해본다면.

"색깔이 진한 배우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꼭 그렇게 되고 싶어요."

이날 김수현과의 화기애애하고 유쾌한 인터뷰는 그렇게 훌쩍 지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신인의 패기는 물론 현재 한국의 가장 '핫한' 스타답지 않은 거리감 없고 편안한, 겸손한 모습은 모든 이에게 호감을 사기에 충분해 보였다.

얼마 후 김수현의 취중 토크 인터뷰가 기사화되자 역시나,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심지어 사진에 실린 김수현이 먹은 '안주'도 화제가 됐다. 이 사진을 촬영할 당시 김수현이 '날린' 애드리브가 생각난다. 음식을 먹는 모습을 일일이 카메라에 담자 김수현은 영 어색했는지, "아하, 이거 참! 어색하네요.(웃음) 이게 팝니다. 파예요. 하하." 인터뷰는 그날 참석한 모든 관계자가 유쾌하게 건배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기획: 김은향 기자 | 취재: 김인구( < 일간스포츠 > 기자) | 사진: < 일간스포츠 >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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