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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는 오후>/우리나라 드라마소식

‘신의’ vs ‘대풍수’ 같은 공민왕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뉴스엔 황유영 기자]

류덕환이 자랐더니 류태준이 됐다? 재미있는 일이 SBS 드라마에서 벌어졌다.

SBS 월화드라마 '신의'와 수목드라마 '대풍수'는 공통점이 유독 많다. 고려 말 공민왕 시기를 배경으로 기존 역사에 상상력을 불어넣은 팩션 사극이다. 우연이지만 SBS 평일 심야 편성된 두 편의 드라마가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신의'와 '대풍수' 모두 공민왕, 최영, 이성계, 노국공주 등 실존인물이 등장하지만 이를 연기하는 배우가 다르다. 또 제작진의 기획의도가 다르다 보니 같은 인물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의' 류덕환, '대풍수' 류태준이 각각 공민왕을 연기하고 있다.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두 배우의 연령대나 스타일도 전혀 다르지만 두 드라마에서 '공민왕'을 다루는 방식 역시 상이하다.

'신의'는 공민왕의 성장기가 주요 포인트다. 20대 류덕환이 연기하는 공민왕은 유악하고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쳐있지만 원의 내정간섭을 받지 않는 자주국가 고려를 꿈꾸며 개혁을 진행해 나간다. '신의' 공민왕의 성장 동력은 최영(이민호 분), 유은수(김희선 분)와의 관계다. 자주국가 고려를 만든 왕으로 기록됐다는 유은수의 평가를 들은 공민왕은 자신의 사람이라 생각한 최영, 유은수, 노국공주(박세영 분)를 지키기 위해 기철(유오성 분)과 대립하면서 진짜 왕으로 성장해나간다.

'대풍수' 공민왕은 보다 나약하게 그려지고 있다. 공민왕(류태준 분)은 원나라 사신 눈치를 보며 자신을 지켰던 건룡군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왕족 영지(이진/이승연 분)에게 참수를 명령했다. 철저하게 자신을 숨겼지만 속으로는 자주국가 고려를 꿈 꿨던 공민왕은 동력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는다. 영지와 동륜(최재웅 분)에게 자미원국을 찾으라 명한 공민왕은 영지가 가짜 자미원국을 찾아오자 이를 믿고 개혁을 실천해나간다.

공민왕을 다루는 방법의 차이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차이에서 시작된다. '신의'는 공민왕이 최영, 유은수를 만나면서 성장하고 진짜 왕이 되는 과정을 통해 리더의 자질에 대해 묻는다. 반면 '대풍수'는 결국 실패한 공민왕의 개혁과 국운이 쇠한 고려 말 등장한 이성계(지진희 분), 그를 도와 조선을 건국하려 했던 목지상(지성 분)을 통해 지도자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황유영 a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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