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하지만 가난한 여주인공과 그녀밖에 모르는 재벌 2세의 로맨스. 수차례 우려먹은 사골 국물 같은 설정에 다소 김이 빠지지만, 그럼에도 기대감을 버릴 수 없는 까닭은 매번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김은숙 작가만의 천연 조미료 때문이다. SBS-TV 드라마 '상속자들'로 돌아온 그녀를 만났다.
'연인' 시리즈, '온 에어',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등의 잇따른 흥행으로 명실공히 '대한민국 로코(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자리 잡은 김은숙(40) 작가가 이번에는 10대들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부유층 자제들만 다니는 사립 귀족고등학교인 제국고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10대들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SBS-TV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이 바로 그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작품이다.
"전작들과의 가장 큰 차이는 배우들의 연령대가 확 낮아졌다는 거예요(웃음). 드라마를 기획하면서 '잘한 걸 더 잘해보자'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면서 어떤 그릇에 담을까 고민을 하다가 안 해본 것에 도전해보고 싶어서 캐릭터들을 고등학생으로 설정했죠. 하지만 새롭게 만든 이야기, 새로운 소재가 아닐 바엔 반보 앞선, 상상치 못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에피소드를 꾸리거나 대사 쓸 때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꽤 신선할 거예요."
김 작가는 이번 드라마를 '섹시하고 사악한 격정 하이틴 로맨스'라고 소개했다. 조금은 부끄러운 표현이라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지만 몇 번이고 힘주어 강조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 묻어 있었다.
"제 인생 모토가 '사랑밖에 난 몰라'예요. 남편과 연애할 때도 미친 듯이, 세상에 둘밖에 없는 듯 사랑했어요(웃음). 일도 그래요. 왜 로맨틱 코미디를 잘하느냐고요? 연애를 많이 해봐서 그런가?(웃음) 이건 다른 분들이 답을 찾아주셔야 할 것 같아요. 제 속에는 답이 없네요. 그냥 연애 이야기, 사랑 이야기를 좋아해요. 좋아하니까 자꾸 하게 되고 자꾸 하다 보니 잘하는 것 아닐까요?"
제목부터 당돌하다. 대놓고 재벌들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해피엔딩을 맺은 신데렐라 스토리가 다소 식상한 설정이라는 점은 그녀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제껏 그래왔듯 끊임없는 고민 끝에 탄생한, 특유의 오글거리는 자신만의 화법들이 이번에도 통할 것이라 믿는다. 함께 호흡을 맞춘 강신효 PD 역시 "기존의 것들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대사 하나하나를 정말 고민하고 쓰는 게 보인다. 이제껏 만난 작가, 대본 중 가장 훌륭하다"라고 그녀를 치켜세웠다.
"저도 제 대사들이 일상에서 안 쓸 것 같은 오글거리는 말이라는 걸 잘 알아요(웃음). 다행히 PD께서 그런 부분을 현장에서 배우와 함께 많이 상쇄시켜주시는 것 같아요. 어떤 장면은 제 대본보다 화면이 훨씬 풍성해지고 재미있어요. 내가 저런 걸 썼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기대되기도 하고요. 또 제 모든 작품들이 클리셰 덩어리였다는 점을 저도 인정해요. 그럼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제 드라마를 봤잖아요. 같은 재벌이더라도, 같은 가난한 여주인공이더라도 기존 드라마의 캐릭터들과 다른 행보를 가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잘하는 것이고요. 그러다 보면 '많이 봤지만 이상하게 재미있네' 하는 지점들이 생기겠지요(웃음)."
이민호, 박신혜, 김우빈을 필두로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 씨엔블루의 강민혁, f(x)의 정수정 등 아이돌 연기자도 여럿 출연한다. 사심이 녹아 있는 캐스팅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녀는 시원하게 웃음을 쏟아내고는 소신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아침부터 밤까지 나름 신중하고 공정하게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했는데 '왜 아이돌이냐'라는 말씀들을 하시더군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아이돌이라 뽑힌 게 아니에요. 그중에서 이 친구들이 각자의 역할을 가장 잘 소화했기 때문에 뽑힌 거예요. 그래서 전 '왜 아이돌이면 안 되는 거지?'라고 반문하고 싶어요."
이제 겨우 첫술을 떴다. 쟁쟁한 경쟁 드라마들도 넘어야 할 산이다. 통속적인 소재에 더해진 그녀만의 특별함,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여심을 흔드는 달달한 대사들이 이번에도 통할지 기대해본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정혜림>
http://media.daum.net/zine/ladykh/newsview?newsid=20131031140011372
'연인' 시리즈, '온 에어',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등의 잇따른 흥행으로 명실공히 '대한민국 로코(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자리 잡은 김은숙(40) 작가가 이번에는 10대들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부유층 자제들만 다니는 사립 귀족고등학교인 제국고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10대들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SBS-TV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이 바로 그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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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작가는 이번 드라마를 '섹시하고 사악한 격정 하이틴 로맨스'라고 소개했다. 조금은 부끄러운 표현이라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지만 몇 번이고 힘주어 강조하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 묻어 있었다.
"제 인생 모토가 '사랑밖에 난 몰라'예요. 남편과 연애할 때도 미친 듯이, 세상에 둘밖에 없는 듯 사랑했어요(웃음). 일도 그래요. 왜 로맨틱 코미디를 잘하느냐고요? 연애를 많이 해봐서 그런가?(웃음) 이건 다른 분들이 답을 찾아주셔야 할 것 같아요. 제 속에는 답이 없네요. 그냥 연애 이야기, 사랑 이야기를 좋아해요. 좋아하니까 자꾸 하게 되고 자꾸 하다 보니 잘하는 것 아닐까요?"
제목부터 당돌하다. 대놓고 재벌들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해피엔딩을 맺은 신데렐라 스토리가 다소 식상한 설정이라는 점은 그녀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제껏 그래왔듯 끊임없는 고민 끝에 탄생한, 특유의 오글거리는 자신만의 화법들이 이번에도 통할 것이라 믿는다. 함께 호흡을 맞춘 강신효 PD 역시 "기존의 것들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대사 하나하나를 정말 고민하고 쓰는 게 보인다. 이제껏 만난 작가, 대본 중 가장 훌륭하다"라고 그녀를 치켜세웠다.
"저도 제 대사들이 일상에서 안 쓸 것 같은 오글거리는 말이라는 걸 잘 알아요(웃음). 다행히 PD께서 그런 부분을 현장에서 배우와 함께 많이 상쇄시켜주시는 것 같아요. 어떤 장면은 제 대본보다 화면이 훨씬 풍성해지고 재미있어요. 내가 저런 걸 썼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기대되기도 하고요. 또 제 모든 작품들이 클리셰 덩어리였다는 점을 저도 인정해요. 그럼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제 드라마를 봤잖아요. 같은 재벌이더라도, 같은 가난한 여주인공이더라도 기존 드라마의 캐릭터들과 다른 행보를 가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제가 잘하는 것이고요. 그러다 보면 '많이 봤지만 이상하게 재미있네' 하는 지점들이 생기겠지요(웃음)."
이민호, 박신혜, 김우빈을 필두로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 씨엔블루의 강민혁, f(x)의 정수정 등 아이돌 연기자도 여럿 출연한다. 사심이 녹아 있는 캐스팅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녀는 시원하게 웃음을 쏟아내고는 소신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아침부터 밤까지 나름 신중하고 공정하게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했는데 '왜 아이돌이냐'라는 말씀들을 하시더군요.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아이돌이라 뽑힌 게 아니에요. 그중에서 이 친구들이 각자의 역할을 가장 잘 소화했기 때문에 뽑힌 거예요. 그래서 전 '왜 아이돌이면 안 되는 거지?'라고 반문하고 싶어요."
이제 겨우 첫술을 떴다. 쟁쟁한 경쟁 드라마들도 넘어야 할 산이다. 통속적인 소재에 더해진 그녀만의 특별함,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여심을 흔드는 달달한 대사들이 이번에도 통할지 기대해본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정혜림>
http://media.daum.net/zine/ladykh/newsview?newsid=20131031140011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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