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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는 오후>/우리놀이

[스크랩] 가마싸움

가. 놀이의 개관


서당에 다니는 아이들이 팔월 추석을 맞아 편을 지어 가마를 가지고 이웃 서당과 서로 겨루는 놀이로 ‘자매쌈’ 또는 ‘가마놀이’라고도 한다.


나. 놀이의 유래


옛날 의성의 남부에는 봉강, 체정, 성무청, 삼일제 등 네 서당이 있었고 북부에는 덕록 서당 한 곳이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추석 때가 되면 훈장의 말미를 받아 각기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때를 기해 각기 가마를 만들어 남부와 북부가 겨루게 되는데 어리게는 7~8세로부터 위로는 20세 청년까지 60~70여 명의 학동들이 가마싸움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이때 사용하는 가마는 실제 가마가 아닌 모형 가마로 그 주위에 깃발을 세워 상대의 가마를 부수는 싸움 이였다. 이런 가마싸움은 여럿이 하는 대동놀이로 아이들에게 일상생활에서 쉽게 하던 가마싸움(가마타기)라 볼 수 없고 차전놀이나 고싸움과 같은 종류의 집단놀이였다.

일제 강점기에 중단되었다가 근년에 복원되었는데 놀이의 기원 및 유래에 대해서는 별로 밝혀진 것이 없고 다만 놀이 방법과 내용을 조사한 기록은 <한국민속종합보고서> 경북편(1974)에 실려있다.


다. 놀이방법

훈장을 대신한 접장(오늘날 반장)을 대표자로 삼아 가마싸움을 준비한다.

먼저 가마와 기를 만드는데 가마는 나무로 높이 1m 길이, 1m70cm, 가로 1m20cm 정도로 하고 밑에는 직경 50cm쯤 되는 바퀴를 네 개 달아 네모에 끈을 달아 앞에 두줄, 뒤에 두 줄로 잡아 끌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하며 가마 속에는 애호박을 따서 먹으로 사람 얼굴을 그려 사람처럼 만들고 이를 원님이라 부른다. 

깃발은 여러 가지를 만드는데 사령관 기 1개, 부 사령관기 2개와 동서남북을 상징하는 청룡기(동), 백호기(서), 주작기(남), 현무기(북) 각 2개와 청도기와 영기 각 2개를 만들어 대나무로 만든 대에 걸고 사령관 기에는 꿩 깃을 달아 구분되게 했다.

가마와 기의 제작이 끝나면 싸움 준비는 끝나고 추석까지 가마를 끌고 연습하며 접장들은 사람들을 모아 어떻게 싸움에 이길 것인가 작전회의를 하기도 한다.

추석이 되면 가마를 끌고 마을을 누비고 다니며 기세를 올리면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와 응원을 하고 박수를 치며 격려한다. 이때의 행렬의 순서는 영기→청도기→청룡기→백호기→주작기→현무기→총사령관기→공격학동대→가마→호위학동대가 된다.

뒤에 따르는 호위군학동들이 “앞에 가는 마부”하고 외치면 공격군 학동들이 “어이야”하고 답을 하고 이어 앞에 가는 학동들이 “뒤에 가는 마부”하고 마치면 마찬가지로 “어이야”하면서 응답한다. 다시 후속하는 학동들이 “니 말 좋다 자랑마라”고 외치면 앞에 가는 학동들도 받아서 “니 말 좋다 자랑마라”하고 큰 소리로 외친다. 이렇게 주고 받으며 사기를 높이면서 마을을 누비고 다니다가 시장 넓은 마당에 모인다.

시장에 서로 각 편이 대치하여 한참 서로를 헐뜯는 입씨름을 하다가 총사령관의 지휘에 따라 접전이 벌어진다.

앞에 있는 공격군에 해당하는 학동들은 ‘동태 머리꾼’이라고 하는데 이 동태 머리꾼은 학동들 중에 힘이 센 사람이 맡는다. 뒤에 호위군 학동들은 가마를 둘러 쌓아 적군들이 가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총사의 지휘에 의해서 동태머리꾼은 적군을 떠다밀고 젖히고 적의 가마에 접근하려고 애쓰는데 이때에 공방전이 벌어지고 부상당하는 사람이 많이 생긴다. 전진하고 후퇴하고 좌우로 빙빙 돌다가 틈만 있으면 뚫고 들어가 가마와 가마를 부딪치게 하거나 발로 가마를 차고 부수게 된다. 또 적군의 기를 많이 빼앗으려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정신없이 밀고 당기고 싸우다보면 가마는 부서지고 기를 뺏고 빼앗기고 하여 승부가 나게 된다. 승자는 빼앗은 기를 높이 들고 기세당당하게 마을을 다시 누비고 다니며 마을 사람들은 승리를 축하해 준다. 마을 청장년들도 풍물을 치며 환영하는 경우도 있다. 행진은 서장 마당에 이르러 놀이는 끝난다.

가마싸움에 이긴 쪽의 서당에서는 그해 과거에 많이 합격한다고 해서 학동 뿐 아니라 학부형들도 기뻐했다고 한다.


라.교육적효과


다른 대동놀이와 마찬가지로 준비하는 과정, 놀이하는 과정,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의식을 기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을에 소속감을 느끼는 좋은 계기가 된다.

오늘날 학교 대항의 여러 가지 체육대회나 경연대회의 옛 모습이라 볼 수 있다.


마.기타


가마싸움과 연관 있는 놀이로 ‘원놀이’가 <한국민속종합보고서>(경북편)에 조사되었다.

원놀이는 일명 서당놀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정초의 한가한 때나 여름에 서당의 아이들과 마을 청소년들이 벌이는 놀이이다.

학동 중에서 접장이나 아니면 글을 많이 읽었고 똑똑한 사람을 골라 원님으로 가장시키고 또 6방 관속을 분장시켜 마치 관가에서 원님이 행차하는 것처럼 차리고 마을 안을 돌아 행차한다. 그러다가 넓은 마당이나 부잣집 사랑방에 이르러 자리를 정하고 백성들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 판결을 하거나 또는 과거시험 보는 모의를 하기도 한다.

이런 놀이가 안동, 영양, 청송, 의성 등지에 흔히 있었다고 한다.


<<참고문헌>>


오장현,박진주,심우성 공저, 『민속놀이 지도자료』, 대광문화사, 1987.

 

출처 : 한국전래놀이협회
글쓴이 : 일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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