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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는 오후>/영화보는 아침

<님은 먼곳에>여자와 남자이야기

이 영화는 제목에서도 말해주듯이 님(?)이 이역만리 타국땅 그것도 한창전쟁중인 그 곳에 있어 그 님을 찾으러 무작정 짐보따리 싸들고 전쟁중인 정글 한복판으로 뛰어든 용감무쌍한 시골처자 순이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반면 그 님이라는 작자는 어떠한가?  시골에 3대독자외아들로 태어나 서울에서 대학까지 다녔다지만 홀시어머니 모시고 힘든 시집살이 이겨내는 착한 부인은 나몰라라하고 바람까지 피운 님이라기보다는 놈에 가까운 그런 사람이다.

그런 그가 군대에 가 제대로 사고 한번 크게 쳐서 베트남으로 가게되었고,순이는 대를 이어야 한다는 시어머니의 불타는 신념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니,내 사랑하나?"라고 묻던 남편의 물음에 뒤늦게사 대답이라도 해주고 싶었던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온다 간다 말도없이 떠나버린 남편을 찾으러 총성이 끊이지 않는 땅....베트남으로 향한다.

남편을 찾으러 온 곳...베트남에서 순이는 써니라는 이름의 위문공연 가수로 지내며 남자들이 저질러 놓은 전쟁의 실체를 보게되는 데....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왜 순이는 남편을 만나러 베트남까지 가야했는 지 모르겠다고...그렇게 애틋하게 사랑도 하지않으면서...그러나 나는 순이는 분명 남편을 사랑했다고 믿는다.사실 그당시 여인네들의 사랑표현방법이 무엇이었겠는가...그저 말없이 곁에서 지켜주는 것 아니었을까?순이같은 시골에서 자란 여자라면 더더욱 사랑표현방법이 서툴렀을것이니말이다.영화에서 말만 번지지르한 남자들보다는 행동으로 뭔가를 확실히 보여주는 순이가 더 빛나보였다.남자들이 저질러 놓은 전쟁에서도 순이는 써니라는 이름답게 잠시나마 그들을 햇살처럼 따듯하게 품으며 고통을 잊게 해주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총알날리는 전투씬과 노래 <님은 먼곳에>의 절묘한 결합이었고,비내는 위문공연 모습과 그당시를 풍미한 주옥같은 노래들.,지하 땅굴에서 베트콩들의 평화로운 모습들이다.

70년대 초 베트남을 완벽하게 재현해 놓은 것도 볼만하고 전쟁중의  불안한 내면심리묘사를 완벽하게 해낸 남편 상길역의 엄태웅의 신들린듯한 연기도 볼만했다.

영화의 마지막.... 베트남은 남자 상길에겐 잘못된 선택이었지만 여자 순이에겐 그렇지않다는 걸 보여준다.그리고 또 하나 마지막 생각...우린 언제까지 미국의 눈치를 보고 충성을 다 해야할까?

한국군 중대장의 대사가 머리를 흔든다.

"야,니 내 목숨만 목숨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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