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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는 오후>/우리나라 드라마소식

꽃보다남자 9회까지 보고나서....

어느덧 꽃보다남자가 9회까지 방영되었다.

처음 이 드라마가 우리나라에서 제작된다고 하였을 때 반갑기도 하고,걱정도 되었다.

왜냐하면 꽃보다남자는 이미 대만과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두터운 팬 층이 확보되어 있고 원작 만화의 팬까지 합친다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잘하면 정말 그야말로 대박이요,못하면 엄청난 비교와 함께 비난을 면치못하기때문이다.

이런 드라마에 선뜻 주인공을 하겠다고 나서는 간 큰 그가 누군지도 무척 궁금했다.드라마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따라붙을 비교의 대상자가 될 그가 가엾고, 측은하고,존경스러웠다.

그 문제의 주인공역에 이민호라는 신인배우가 한다고 들었을 때 그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걱정도 되고 기대도 하였다.그가 맡은 역은 이미 두명의 잘나가는 아시아스타가 거쳐간 역이기에 그에게도 심적 부담감이 클것이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 수록 나의 우려를 잠재워주는 그의 연기력은 그만의 색깔로 또 다른 매력의 F4리더를 탄생시켰다.

초반 이 드라마에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요즘 뜨고 있는 막장드라마 대열에 합류했다는 비아냥적인 목소리가 많았다.신화고등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왕따,폭력,밤문화에 익숙한 청소년들...무엇하나 우리의 정서와는 많이 빗나간 모습들이었다.그러나 사실 '청소년은 이래야한다'라고 규정지어진 우리의 정서라는 건 한국적 정서가 아닌 어른들의 정서가 아닐까.....

잔소리하는 어른들 하나없이 모든 자유가 제공된 신화고야말로 현실에서 암울한 입시교육에 눌려 지내는 청소년들에게 환타지와 같은 장소 아닐까 한다.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한에서 자유를 누릴수 있는 특권을 청소년들에게 주어야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이 드라마가 어떻게 보면 준표의 성장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몸은 자랐지만 마음이 덜 자란 준표가 잔디와의 만남을 통해 비로소 인간으로 성숙해지는 것이다.그것은9회에서 여실히 보여준다.

잔디의 집에서 하루밤을 보낸 준표,운동장만큼 넓은 침대에서 매일밤 혼자 자는 것에 익숙했던 그가 몸을 비비며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잔디의 가족을 보며 가족간의 사랑을 조금씩 배워간다.그는 대단한 신화그룹의 후계자이기전에 정이 그리운 소년에 불과했다.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먹으며 행복해 하는 준표,대중목욕탕에 가고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나 오뎅을 사먹고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니면서 먹는 것....그런 것들이 제일 부럽고 해 보고 싶은 일이라고 한 누군가가 떠오른다.나에게는 사사로운 일상들이 또 누군가에겐 언제나 낯선 풍경이 될 수 있는 것....소중함을 모르고무심코 놓치고 지나간 모든것들에게...... 미안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