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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시간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 세상

 

<약력>유리 슐레비츠는 1935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났다.제2차 세계대전이  터져 바르샤바가 급습을 당하자,슐레비츠는 가족과 함께 바르샤바를 탈출하여 유럽을 떠돌며 어린 시절을 보내야했다.1947년 마침내 프랑스 파리에 정착을 했고 프랑스 만화책에 깊은 인상을 받아 직접 만화를 그리기도 했다.그는 어둡고 조용한 서점에서 책을 보며 현실의 곤궁함을 잊었다고 한다.

슐레비츠는 전쟁이 끝난 1949년에,가족과 함께 이스라엘로 이주하였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정규 수업을 받을 수 없었다.생계를 위해 일을 하다가 가족이 어느 정도 안정된 무렵 1952년부터 키부츠에 거주하며 텔아비브의 야간 학교에서 디자인과 회화를 배울 수 있었고 선생님의 추천으로 교육대학에 해당하는 '티쳐스 인스튜트'에 입학하여 문학,생물학,해부학 등을 공부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1959년에는 뉴욕으로 건너가 브루클린 뮤지엄 미술학교에서 공부하며 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서양의 미술 역사와 테크닉을 익히고,동양미술과 서예에도 관심이 많았던 유리 슐레비츠는 동서의 미술을 조화시키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 들여다보기>

 

(유리슈레비츠 그림,아서 랜섬 글,시공주니어)

   이 그림책은 아서 랜섬이라는 영국작가가 채록한 러시아 민담이지만 정서는 동양적인 느낌이 많이 난다.옛이야기 문법에 충실한 착한 사람은 복받는다는 권선을 주제로 한 것도 그렇고 약간 바랜 듯한 색채와 여백의미는 동양적인 느낌을 풍기기에 충분하다.

내용은 톨스토이의 대표작<바보이반>을 떠올려 볼 수 있듯이 세형제 중 어리숙한 그러나 마음씨 착한 막내의 이야기 이다.

자기 스스로를 믿고 세상을 헤쳐나간다면  세상에는 무서울 것도 없고 두려울 것도 없으며 세상을 바꿀 수도 있을것이다.

어린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이라기 보다는 고학년이 읽기에 적합한 책인 것 같다.

(유리슐레비츠 글,그림,시공주니어)

펜과 물감을 사용하여 비오는 날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과 담백한 시 같은 글이 조화로운 책이다.

한 작은 소녀가 작은 다락방에서 비오는 소리를 들으며 상상의 나래를 편다.내리는 빗물은 커다란 벽이 처져있는 황량한 마을에서 점점 자유로운 들판과 바다로 옮겨 간다.그리고 봄을 기다리는 소녀의 바램으로 끝을 맺는다.

이는  어린 시절 나치를 피해 전전하는 어린 유태인 소년 슐레비츠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고 본다.자유롭게 뛰 놀 수없었던... 숨어 지내야하는  유태인 소녀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는 것 같다.봄을 기다리는 소녀는 전쟁이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런지...

 

(유리슐레비츠 글,그림,미래M&B)

이 그림책은  앞의 작품<비오는 날>과 많이 닮아 있다. <비오는 날>이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봄을 기다라는 소녀의 마음을 담은 책이라면 <월요일 아침에>는 비오는 날 하루종일 방에 갇혀 지루한 소년의 재미난 상상에서 출발한다.

이 그림책은 옛날 프랑스 어린이들이 즐겨부르던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고 한다.노래에서는 왕과왕비,어린 왕자가 등장하여 반복이 되며 마지막엔 '이젠 다시 않올거야 로 끝난다고 한다.유리 슐레비츠는 이런 노랫말에 동심을 살려 다른 인물들을 하나씩 더 등장시키고 마지막엔 아이다운 발상으로 큰 웃음을 준다.무미건조한 현실의 세계는 무채색으로 판타지의 인물들은 화려함과 다소 과장되게 묘사하여 리얼리즘과 환타지를 조화있게 묘사한 작품이다.

 

(유리슐레비츠 그림,글,시공주니어)

첫장을 펼치면 가난한 주인공 이삭의 처지를 말 해주는 것처럼 텅비어 아무 그림도 없는 책 그러나 보물을 찾고 다시는 죽는 날까지  가난하게 살지 않았다던 마지막 장도 텅비어 있기는 마찬가지...그럼 이 쯤에서 궁금해지는 건 이삭이 보물을 얻고 어떤 삶을 살았을 까 하는 것이다.가난한 이삭은 꿈속에서 보물의 위치를 알려주는 어떤 목소리를 듣는다.처음엔 그냥 무시하다가 세번이나 같은 꿈을  꾸자 보물을 찾으러 떠난다.이삭은 보물을 찾으러 먼 길을 떠나지만  사실 보물은 자신의 집 아궁이 밑에 있었다.보물을 찾은 이삭은 자신이 깨달은 바를 벽에 새긴다.'가까이 있는 것을 찾기 위해 멀리 떠나야 할 때도 있다'

이 그림책은 영국에서 전해오는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사람들은 때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무엇을 놓치고 살기도 한다.또 소중한 무엇이 바로 눈 앞에 있는 데도 모르기도 한다.남의 무엇만을 원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며 산다.나에게 있는 소중한 무엇도 그냥 저절로 얻어 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노력과 시행착오 끝에 얻어진 것 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언제나 소중한 건 바로 내 안에 있다. 

 

(유리 슐레비츠 글 그림,어린이 중앙)

이 그림책은  중세시대의 여행가 벤자민이 쓴<여행기>를 바탕으로 유리 슐레비츠의 오랜 연구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유대인이었던 벤자민은 성서에서 보았던 엘루살렘과 성지를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 여행을 시작하였다.이 책에는 첫 여행지였던 로마를 시작으로 에루살렘,바그다드 등 14년동안 여행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고 있다.이는 마르코폴로보다 무려 100년을 앞선 것 이라고 한다.

이 그림책을 만든 유리 슐레비츠도 벤자민이 다녔던 곳을 실제 가보기도 하였다고 한다.책 한권을 만들기 위한 그의 열정과 노력 정말 본받을 만 하다.

 

이 그림책은 2차 세계대전 나치의 손아귀를 떠나 유럽을 전전하던 어린시절의 유리슐레비츠 자신의 이야기이다.

전쟁을 피해 흘러 들어간 낯선 땅에서의 어느 날 아빠는 시장에 빵을  사러 간다.그러나 아빠 손에 들려 있는 건 빵이 아니라 지도 였다.

처음엔 아빠를 원망하던 소년은 지도를 보며 더 넓은 세상을 꿈꾸며 희망을 키운다.

당장 허기진 배를 채우는 것보다 희망으로 내일을 채우기 바랬던 아빠의 큰 사랑이 잘 드러나 있고 유리 슐레비츠의 실제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더더욱  가슴뭉클하다.순간의 고통을 참고 이기지 않으면 더 큰 행복은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유리슐레비츠의 그림책들은 <비밀의 방><보물><황금거위>등에서 보여 주듯이 어디선가 한번씩은 보았거나  들어 본 것 같은 옛이야기풍의 그림책이 많다. 또한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림책이 대분분이다.그림은 동양적인 부드러운 미가 있어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 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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