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카메론 감독이 타이타닉 이후로 12년만에 들고 나왔다고 매일 같이 쉬지도 않고 요란하게 광고한 영화
그래서 난 우선 타이타닉을 떠올려보았다.셀린디옹의 호소력 짙은 노래와 "난 세상의 왕이다"라고 외치던 디카프리오의 명대사와 눈빛연기가 매력적이던 영화로 기억 되고 있다.그의 다른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어떠한가...그저 단순히 치고 부수는 것이 난무하는 영화라 생각하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제임스 카메론 하면 자연스레 터미네이터가 떠올려진다.영화의 내용은 단순할지 모르지만 그 속에는 인간이 걸어온 역사와 원죄,자아성찰 등의 복합적인 문제들이 녹아있어 주제는 다소 무거운 영화였던 것 같다.이 영화 아바타는 그런 연장선안에서 출발한다.
우선 이 영화를 알기 위해선 몇가지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첫째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판도라 행성이다.판도라는 이미 자원이 고갈되어 사막화 되어버린 지구의 인류가 발견해 낸 새로운 행성으로 생명력이 넘치는 공간이다.300m에 달하는 나무들이 우림을 이루고,언옵타늄이라는 물질이 지닌 자기장의 속성으로 인해 거대한 산들이 공중에 뜬 채 끊임없이 이동한다.밤이 되면 판도라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내부의 화학반응을 통해 뿜어내는 형광빛으로 빛난다.
둘째는 판도라 행성에 사는 토착민인 나비족이다.이들은 3m가 넘는 신장,뾰족한 귀,긴꼬리를 지녔다.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지닌 이들은 동족및 모든 생명체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삶과 죽음을 비롯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마지막으로 셋째는 이 영화의 주인공격인 아바타이다.아바타는 인간과 토착민 나비족의 DNA를 결합해 만든 새로운 생명체로 링크머신이란 기계 안에서 인간의 의식을 통해 몸체를 원격조종한다.아바타는 나비족과 동일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어서 판도라 행성의 독성을 지닌 대기 때문에 호흡기 없으면 숨을 쉬지 못하는 인간과는 달리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영화를 감상하는 포인트는 크게 네가지 정도로 나뉜다.
첫째는 영화의 다양한 볼거리이다.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특수효과로 무장한 영화답게 볼거리 또한 풍성하다.대략 2시간 40분정도인 긴 런닝타임이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든다.머리 아프게 영화의 깊이 있는 주제를 생각하지 않고도 단순히 즐기기에도 손색없는 영화이다.반드시 이 영화는 대형스크린을 통해서 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주인공 제이크의 아바타가 나비족의 전사로 인정 받기 위해 이크란(하늘을 나는 거대한 새)을 타고 하늘을 누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둘째는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이다.지구에 사는 인류는 지나친 계발로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개척지인 판도라 행성을 발견한다.판도라행성에 묻혀 있는 언옵타늄이라는 물질만이 지구 환경을 구하는 유일한 물질이다.그러나 지구인들은 그 물질을 얻기 위해 또한번의 파괴를 저지른다.광활한 우림을 망치는 일이 그것이다.모든 생명체와 교감을 하며 자연의 섭리에 따르며 사는 나비족을 지구인들은 문명도 모르는 미개한 종족이라 비웃지만 사실은 지구인들이 더더욱 미개한 종족들 아니던가? 나비족만의 지혜를 인류가 먼저 배워야하지 않을 까?
셋째는 아바타에 대한 인식이다.아바타라는 말은 원래 고대 인도아리아어인 산스크리트로 '하강'이라는 뜻의 아바타라(Avatara)는 힌두교에서 세상의 특정한 죄악을 물리치기위해 신이 인간이나 동물의 형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그런데 이 말이 오늘날에 와서는 인터넷에서 가상현실 게임이나 채팅등을 즐길 때 사용자를 대신하는 그래픽아이콘을 지칭하는 의미로 영어식 발음인 아바타로 쓰이게 되었다.
영화에서는 전쟁중 하반신이 마비된 해병대출신인 제이크 셜리가 과학자였던 쌍둥이 형이 강도에게 살해를 당하는 바람에 형 대신 아바타프로그램에 참여 할 것을 권유 받고 판도라행성으로 떠나는 것 으로부터 시작된다.판도라행성은 지구 인류를 살리기에 꼭 필요한 대체자원이 있고 그것을 얻고자 제이크는 자신의 아바타로 나비족의 무리에 침투하는 임무를 수행받는다.
아바타랑 한 몸이 된 제이크는 자유로이 걸을 수 있을 뿐만아니라 나비족의 여전사 네이티리와도 사랑에 빠지며 하늘의 전사로 다시 태어난다.여기에서 등장하는 아바타가 참 흥미롭다.링크머신이라는 기계안에서 인간의 정신으로 조종되는 아바타.지금의 인터넷상의 아바타보다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아바타인 것이다.인터넷이 보급화되고 활성화되면서부터 아바타를 한번쯤 만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나 자신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될 수 있는 아바타,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아바타가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꾸민다.이 영화에서 제이크도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더욱 재미있는 점은 제이크가 쌍둥이였다는 점이다.그는 예를 들어 판도라행성이 가상공간이라고 했을 때 현실세계의 분신이었던 쌍둥이 형의 죽음으로 인해 다시 또 다른 분신인 아바타를 얻게 되는 것이다.또한 그는 하반신 마비의 장애인이다.자신이 아바타로 있는 동안에는 행복하지만 링크머신안에서 나오는 순간에는 하반신마비 장애인 제이크셜리만 있을 뿐이다.그리고 그는 네이티리와 지내는 동안 신비로운 그들의 세상에 매료되고,그녀를 사랑하게 된다.그래서 그는 선택한다.오로지 자신의 아바타를...제이크의 영혼이 아바타에게 옮겨져 제이크의 아바타가 번쩍 눈을 뜨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섬뜩하다.자신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면 어떤생각을 할지.....그냥 어디까지나 내 시각에서 봤을 때는 참 불편 장면이었다.
넷째는 서구열강의 착취의 역사를 보는 것이다.판도라행성에 사는 대표 부족인 나비족은 인디언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함께 영화를 본 딸아이는 아프리카원주민과 닮았다고 한다.어찌됐든 이들 모두가 그 옛날 서구의 열강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희생된 종족들이다.주인공 제이크를 비롯해서 과학자인 그레이스 어거스틴박사와 일부의 사람들만이 나비족과 외교적으로 협상할 것을 요구하고 그들이 사는 터전을 지키려고한다.그래서 아바타프로그램도 만들었던 것....그러나 그 곳에 주둔한 퀴리치대령이 이끄는 부대는 결국 나비족이 사는 우림 속으로 들어가 그 곳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린다.이 대목은 문명사회에서의 서구 열강들에 의한 착취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아주 오래전에는 세력확장을 위해서,그 이후에는 종교문제로,그리고 정치적 목적으로,돈때문에 전쟁은 끊임없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정복자들은 인디언의 금광이 탐나 그들을 쓸어버리고 오늘날까지 인디언 보호구역을 정해 그들을 가둬두고 있다.이런 자신들의 역사에 대한 강한 비판의식이 영화에는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아바타>는 분명 지금까지의 헐리웃블록버스터와는 차별화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그러나 순전히 나비족의 힘으로가 아닌 미국인 제이크가 나비족이 섬기는 여신 에이와의 계시까지 받으며,나비족의 전설로 내려오는 토루크막스(나비족의 전설에 의하면 나비족을 구원할 수 있는 전설적인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거대한 새)를 타고 나비족을 살리는 대목은 이 영화 또한 어쩔 수 없는 미국 상업영화로 전락시키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