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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시간

사투리의 맛

 

 <사투리의 맛>은 책제목 그대로 우리의 구수한 사투리의 맛을 제대로 알려주는 재미난 책이다. 

책제목만 얼핏 봤을때는 전국각지의 사투리를 소개한 지식책인줄 알았는 데 읽어보니 재미난 동화책이었다.

여수돌산도에 살고 있는 철환이는 학교에서 뿐만아니라 동네에서도 아나운서 구철환으로  통한다.동네에서 일어나는 모든 소식을 재미나게 전하기때문이다.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전하는 철환이의 동네소식은 참 감칠맛이나고,절로 웃음이나게 만든다.

철환이는 이다음에 커서 어른이되면 되고 싶은것이 두가지가 있는 데 아빠처럼 물고기 질병치료사가 되는 것과 또하나는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다.말을 조리있고,재미나게 잘하는 철환이는 무엇보다 아나운서가 제일되고 싶다.

그러던,어느날 철환이네 가족은 여수돌산도를 떠나 서울로 이사를 가게된다.철환이는 여수돌산도를 떠나는 것이 매우 섭섭하지만 여의도에 있는 커다란 방송국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기도 한다.

여수돌산도 아나운서 철환이는 서울 초등학교로 전학오면서  난관에 부딪친다.바로 철환이의 사투리때문이다.철환이의 별명도 아나운서에서 어느새 조폭으로 바뀐다.그도 그럴것이 TV에 나오는 조폭들은 모두가 전라도 사투리를 쓰기때문이다.그래서 철환이는 속상하다.철환이는 서울말을 연습하며 서울아이가 되고 싶어한다.그 결정적이 계기가 된건 바로 학교에있는 방송국 아나운서를 뽑는 시험때문이다.학교방송국 아나운서였던 한 아이가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되면서 그 공백을 채우는 시험을 보는 것이다.철환이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서울말 연습에 들어간다.그러나 결과는 탈락...너무나 서운해하는 철환이에게 담임선생님은 반에서 아나운서 역할을 해볼 것을 제안한다.또한 철환이네반은 재량시간에 '세종대왕'시간이라는 걸 정해 전국의 사투리를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다.철환이를 비롯한 반아이들은 사투리를 공부하며 우리말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며 철환이도 다시금 자신감을 되찾는다.

이책은 비단 사투리에 대한 내용뿐만아니라 서울생활과 시골생활을 비교해보는 내용도 나오면서 오늘날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쯤 여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생각해보게한다.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바쁘다.어른도 바쁘고 아이들도 바쁘다.높다란 고층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여유가 없다.어른들은 돈벌기에 바쁘고,아이들은 교양넘치는 서울말 익히기도 모자라 국제감각을 키우기 위해 영어몰입교육을 받기위해 바쁘다.그래서 이책에 나온것처럼 서울에 어른들은 인사를 해도 이상하게 생각하고,자기네 집에 놀러오는 것도 반가워 하지않고,아이들은 한글보다 영어를 쓰는 게 더 교양넘치는줄 안다.물론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언제부터인가 정(情)이란 단어를 잊고 산지 오래된 것같다.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한 과제회사는 정(情)을 모티브로 광고를 하며 도시인에게 향수를 뿌리며 심금을 울리게하고 매출을 높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쓴 작가 류호선은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반에서 일어난 작은 에피소드인 사투리를 소재로 아이들에게 소중한 우리말을 일깨워주고 싶어 <사투리의 맛>을 쓰게되었다고 한다.어쩌면 철환이의 서울 담임선생님은 류호선작가 본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어른들이 먼저 읽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말의 중요성을 우리부터가  깨닫고 잊지 못하기때문이다.

이 책에나오는 특별활동 시간인'세종대왕'시간이 참 마음에든다.특히 각지방의 사투리를 알아보고 그것을 연극으로 해보는 장면이 잠깐 나오는 데 무척인상적이다.신데렐라를 함경도사투리로 하는 장면이었는데 상상만해도 웃음이나고.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책을 아이들과 읽고 우리말에 대해 좀더 공부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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