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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시간

[스크랩] 전국강사연수 소식 - 토론 및 자료집 첨부

전국 강사연수에서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과 관련하여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점을 널리 알려, 이 시스템이 시행되는 것을 막기위해 가상 질문을 만들어 토론을 했습니다. 토론 정리 글입니다.

전국강사연수 토론 정리-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완전정복을 위한 예상 질문에 관하여


1. 내 아이의 장점이 독서라면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서 대학을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능력이 반영되도록 하는 이런 시스템이 필요한 것 아니냐?

-책을 읽는 행위는 삶을 살찌우는 것이다. 독서의 양이나 빠르게 효율적으로 읽는 것이 아이의 우월한 능력이나 장점으로 생각되는 것이 문제다. 이런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책을 제대로 읽는 아이라면 이런 시스템에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책 읽는 것을 정말 즐기는 아이라면 굳이 이런 시스템 이용 안 해도 되고, 대학을 안 가더래도 책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로 자신의 특성을 살려 더 다양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스템이 보완되어 잘 활용할 수 있다하더라도 대입에 연계시키는 한 부모의 물량공세를 감당하기는 어렵다. 책 읽기만이라도 부모의 조건과 상관없이 됐으면 한다. 사교육의 과열로 소수 상위권 경제력을 지닌 부모가 모든 것을 독식하게 된다. 사는 곳, 학교 이름이 중요시되는 현실에서 사교육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 때문에 이 시스템 역시 아이의 장점이 작용하기는 어렵고 사교육 과열만 가져온다. 대입을 위한 스펙이 하나 더 추가되어 사교육시장 확대만 가져온다. 이것만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것마저도 사교육을 시켜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진다.

2. 실효성이 없는 시스템이다. 스스로 했다는 걸 증명할 수 없는데 대학이 어찌 입시 기준으로 반영하겠는가? 대한민국 모든 학생이 접속하도록 하는 서버를 만들려면 예산도 어마하게 들텐데 그냥 내버려두면 잠시 떠들썩하다가 사그러들 것인데 뭐하러 애써 반대하는가?

-우리나라 대학에서 학생이 스스로 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부모의 재력을 동원해서 하더라도 그마저 실력으로 보고 반영할 것이다.
-어떤 것이 문제가 있다면 반대하는 것이 맞다. 아니라고 생각하면 철회할 때까지 항의하고 페기해야 한다. 반대를 지속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에 대한 생각을 굳건하게 하는 것이고 이후 정책 견제가 된다. NEIS도 반대하다가 포기했더니 제도를 보완해서 구축하고 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라도 포기하면 안 되고 문제점을 드러내어 견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산 부문에 있어서는 사서교사 채용이나 도서관 활용도를 높이는데 드는 비용 보다 이 시스템 개발이 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손쉽게 하려는 발상이다. 책을 읽는 것, 독서문화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널리 공유하기 위해서라도 이 시스템의 문제를 알리고 반대운동을 해야한다.
-이 시스템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 제도가 만들어지는 순간 많은 사교육 시장과 기업들의 이익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문제점이 드러나더라도 보완하려  예산을 더 들일 뿐 쉽게 폐기하지 못하는 구조가 된다.

3.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 왜 인권침해인가?

-개인의 정보를 통합관리한다는 자체가 인권침해이다.
-책을 보면서 순간 순간 감동한다. 이 시스템은 그것을 드러내서 표현하라는 것인데, 책을 읽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동을 표현하기 어렵고 그 느낌은 시시각각으로 일어나고 달라지는 과정을 겪는다. 그런 과정이 모여서 개인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기록하여 관리받는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갖기도 힘들고 표현하는 것도 늘 검열 속에서 기준에 맞게 이루어진다. 생각과 감정이 위축될 수 밖에 없고 획일화 된다.
-관리 통제당하고 있다고 하면 기분 나쁘지만 스스로 그것 자체를 잘 느끼지 못 한다. 너무 많은 관리 시스템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그것이 인권 침해인지도 모르고 기분 나쁘지도 않다. 내가 하려는 행동에 스스로 자기검열 되고 순응하며 살아온 것같다. 내 생각에 충실하지 않고 나 스스로 생각에 ‘걸름 장치’를 가지고 있다. 이 시스템 역시 자유롭게 살 권리를 망각하게 하는 제도다.
-자기 자신도 인식하지 못 하는 사이에 정보가 공개된다는 것이 인권침해이다. 타인의 취향 감별법에서 이야기하듯 정보를 관리하는 곳이나 범죄를 구성하는 곳에서 언제든지 관리하고 있는 기록으로 개인의 삶을 통제할 수 있다. 개인에게 불이익을 주고자 할 때, 혐의를 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적으로 널리 읽혔던 책이 어느 날 불온서적이 되어 과거의 기록이 현재를 구속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사람을 길들이는 것이다. 쌍방의 관계 맺음 속에서 길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길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다. 이런 시스템, 혹은 제도에 길들여지는 것은 자칫 길들여지는 정도에 따라 사람을 우열한 존재로 나누고 그런 경쟁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빼앗는다. 자신의 능동성과 자립성을 바탕으로 사는 삶, 이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태도이며, 인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개인의 사생활 보호뿐만 아니라 생각할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4. 이런 걸 통해서 책읽는 습관을 기르는 훈련이 된다면 좋은 것 아니냐?

-책읽는 습관이 억지로 길러지는가? 책 읽으면서 기쁨을 느끼면 습관이 된다. 책을 선택하고 읽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 읽은 후 여운을 즐기는 것까지 모든 것이 기쁨이 될수 있는데 그런 기쁨을 빼앗아 버리고서는 습관이 될 수 없다. 억지로 해야하는 숙제다. 보여주기 위한 결과물을 내기 위해 손쉬운 방법만 터득하게 된다.
-시스템으로 강제하는 책읽기는 국어 수업 혹은 문제풀이 밖에 안 된다. 물론 어떤 제도하에서도 수혜자는 있을 수 있다. 억지로 책 읽게 하는 시스템 때문에 책을 읽게 되는 아이도 있겠지만 다수가 그런 보여주기식 책읽기와 타인에게 평가받는 불안감에 시달리며, 책을 즐겁게 볼수 있는 기회를 원천봉쇄 당한다면 안 된다.
-습관을 위해 강제된 시스템이 동원 된 것이 문제이다.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고 독서 습관을 갖게 하기 위해 어떤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을 하면 된다. 그 속에서 각자 다양하게 기쁨을 누리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습관이 되는 것도 자연스럽게 선택적으로 가능해진다.


5.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독서교육을 지원한다기보다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책 읽는 환경을 위해 독서교육을 지원하는 시스템은 어떠해야 하는가?

-평가 관리하는 것은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검사만 하겠다는 심보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 지원해야 한다.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과 절대적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 이런 환경을 위해 모든 아이들이 책과 만날 수 있게 하는 도서관 시설과 자료, 사서(교사)가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편하게 책을 보고, 맘껏 골라볼 수 있는 작은 도서관들이 운영 역량과 함께 마련되어야 하고, 학교여건과 학부모 학생 교사의 역량에 맞는 규모와 운영체계에 대한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책에 대한 이해, 책을 왜 읽는가에 대한 합의 속에서 환경을 지원하는 일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회에서 주장하는 ‘올바른 책 문화 환경을 가꾸는 일’이 곧 독서교육을 지원하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따라 우리회의 활동이 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해져서 정책으로 혹은 곳곳에서 드러나는 활동으로 우리의 독서 환경을 만들어 갈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6.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나 권장도서목록 같은 것을 잘 활용하면 많은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시스템으로 인해 <몽실언니>나 <거꾸로 생각해봐 세상이 달라보일 걸>같은 책을 한사람이라도 더 많이 본다면 좋은 제도 아닌가?

-아무리 고전이라 해도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아니다. 경험하고 생각하며 살아온 개인이 그 책과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책을 한 번 읽었다고 해서 삶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런 시스템에서는 좋은 책마저도 독후활동이나 문제풀이만 기억에 남을 뿐이다.
-너그럽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읽었을 때 좋은 책도 의미가 있다.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자신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관계들과 연관 속에서 기쁨과 슬픔과 감동이 각각 다르다. 읽는 시기와 읽는 방법을 시스템화 하여 강제하는 속에서는 결코 감동받기 힘들다. 과거에 억지로 읽었던 책이 나중에 감동으로 왔다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이는 오늘의 삶을 치열하게 사는 사람이 회상 속에서 끼워 맞추는 것이고, 많은 학생들이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봉쇄당한 것에 비하면 극히 소수 수혜자일 뿐이다. 게다가 과거 강제 독서는 침묵할 권리를 빼앗지는 않았다. 지금은 대입이라는 거부할 수 없는 힘 앞에서 어떤 권리도 행사할 수 없다.


7. 책읽기와 관련해 포트폴리오로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필요한 시스템이다. 원하는 사람은 이용하고 원하지 않는 사람은 이용하지 않으면 된다. 개인의 선택에 맡기면 되는 문제인데 왜 반대하냐?

-포트폴리오를 원하는 사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하면 된다. 정리하는 방식도 자유롭고 개성있게 하게 하면 된다. 시스템을 만들어 획일화하고 할 필요가 없다.
-대입에 반영하고 하고, 학교 순위와 교사 평가제가 있는 상황에서 교과부가 만들어 놓은 이 시스템을 개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부는 시스템의 성과를 위해 강요하게 될 것이고, 학교나 교사는 실적을 위해 강제하는 구조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이를 자유롭게 거부할 수 없다.
-학부모나 학생이 이를 개인의 선택이라고 믿는 것이 문제다. 정부가 선택의 여지없이 제도적으로 여러 장치를 만들어 놓고 말로만 선택하라고 하고 있는데, 학생이나 학부모는 어쩔 수 없이 따르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선택이라고 믿게 하여 어떤 비판도 불가능하고 무한 경쟁 속에서 자책하게 만들 수 있다.
-봉사활동이 그 예가 될수 있다. 봉사활동을 대입에 반영하겠다고 해서 온갖 편법으로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봉사활동을 부모가 대신하거나 부모의 권력과 부탁으로 가짜로 봉사 시간을 만들어 주거나 시간을 늘려 주는 문서 조작행위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이제는 봉사활동이 실제로 대입 성적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여전히 자동적으로 봉사 활동 편법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이 선택의 자유를 가질 수 없게 하는 제도의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다. 독서교육종합지원 시스템 역시 개인이 선택할 수 있기는커녕 오히려 불안감을 높이고, 경쟁만 부추기게 된다.

김영미(동작)

 

 

첨부파일 2010년_전국강사연수_토론_정리.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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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어린이책시민연대 중랑지회
글쓴이 : 김형국(홍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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