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작은 나라 칠레....
지금까지 나의 기억엔 칠레란 그저 우리보다 못사는 개발도상국이었다.
가끔씩 먹었던 칠레산포도의 쌉싸릅한 맛이 칠레에 대한 기억이었다.
우리보다 힘없고 약하게 여겼던 칠레라는 나라에는 우리가 꿈꾸지도 못하던 힘있는 국민들이 살고 있었다.
억만큼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가치를 그들은 지금,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얼마전...강원도 사북에 다녀온 적이 있다.그 곳은 우리나라의 최대 광산촌으로 번영하던 곳이었다.
그 옛날 번창하던 광산촌의 흔적들이 곳곳에 여전히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옛날 광부아버지들이 고단한 하루 몸을 풀기위해 들렸을 막걸리집이 있던 그 거리에는 전당사가 즐비하게 들어서있다.
뭔가 씁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머나먼 칠레에서는 돈보다 더한 생명이란 가치를 찾으며 희망을 건져 올리고 있는 데....
그 곳 강원 사북에서는 돈을 위해 자신의 생명도 쉽게 내어주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이 우리를 이처럼 병들게 만들었을까...?
오늘 하루만큼은 칠레라는 나라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지도자를 갖고 있는 칠레국민들이 너무너무 부럽다.
사북에만 다녀오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책 한권...임길택 선생님의 <탄광마을아이들>
칠레의 광부들이 타고 올라온 캡슐안에서 올려다 본 햇빛을 기사에서 보며 이 시가 떠올랐다.
햇빛(탄광마을 아이들 중에서)
임길택
아버지는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씀하셔요
햇빛이 없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될까
굴 속 걸어나올 때마다
점점 밝아지는 길 밟으며
세상 밖으로 나올 때마다
햇빛처럼 반가운게 없대요
햇빛처럼 그리운게
아무것도 없대요.
탄을 캘땐
까막득히 잊었다가도
굴 속을 빠져 나올 때면
온세상 햇빛으로 둘러싸였음을
온세상햇빛으로 빛나고 있음을
비로소 볼 수 있대요.
비로소 느낄수 있대요.
정말 언젠가부터 우리 주변에 늘 있는 공기,햇빛,풀한포기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것 같다.정말 가치있고,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굴 속(탄광마을 아이들 중에서)
임길택
얼마나 깊이 들어가야
일터에 닿을 수 있을까
한겨울에도 땀이 흐른다는데
그곳은 어떤 데일까
까만 탄벽 앞에서도
시간은 흘러갈까
거기엔 어떤 소리들이 들릴까
도시락을 먹을 때면
머리등 불빛 속
춤추는 탄먼지들을 보신다지요
그리고
그곳의 쥐들을
아버지들은 내쫓지 않으신다지요
나무껍질을 갉아먹고 사는 그들에게
오히려 먹던 밥 던져주며
가까이 살아주어
고맙다 하신다지요
쥐들과도 함께 친구하신다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워요
아버지는 하늘나라에 사셔요
이 시는 당시에 탄광에서 매몰되어 숨진 광부들의 이야기를 아이의 시각에 쓴 작품이다.너무 가슴아프다.
우리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희망이란 빛나는 가치를 심어준 광부들을 벌써 돈의 잣대로만 평가는 일부 언론들의 행태가 참으로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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