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황의 끝에서 연기를 만나다
엄청난 열등감을 안은 채 가수 활동을 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거기서 빠져 나오는 게 중요했다. 그런데 그룹을 탈퇴한 뒤에도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야 했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엄청 욕했다. '너 배우하려고 박진영 밑에 있었지?' 같은 말들이 난무했지. 그래서 < 최고의 사랑 > 속 구애정(공효진)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연예인으로 사는 게 힘든 건 욕을 먹어서가 아니라 나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나도 견딜 수 없을 만큼 끝까지 갔었다. 그때는 '다시는 연예인 안 한다'고 생각했다. 음식 만드는 걸 배우든 다른 뭔가를 배우든 새롭게 시작하려고 했다. 그러다 < 발레교습소 > 라는 작품을 만났다. 그때 처음으로 내 재능을 발견했다. 엄청 울었다. 나 혼자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안 거다. 그러니 이걸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나?
# 윤계상, 배우를 배우다
나는 연기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즉흥 연기는 잘 못한다. 그래서 어떤 장면이 이해되지 않을 때는 불안해 미칠 지경이다. < 트리플 > (2009)이라는 드라마를 하면서부터 '윤계상'다운 연기를 한 것 같다. 편하고 자연스러웠다.
< 집행자 > (2009)도 너무 좋았다. 연기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하면서 열망을 키울 때였거든. 그 영화의 엔딩 신을 찍을 때 도저히 감정이 안 나왔었다. 최진호 감독님한테 "맥주 한잔만 하고 연기하겠다"고 말한 뒤 애드리브로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 집행자 > 가 진짜 연기의 맛을 경험하게 해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장면 찍고 나서 '내가 어떻게 연기한 거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정도였으니까. 그건 연기가 아니라 그냥 나의 감정이었다. 그게 '진짜 연기'라고 생각한다.
# < 최고의 사랑 > , 최고의 타협?
드라마는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걸 < 누구세요? > (2008)를 통해 깨달았다. 영화랑은 호흡부터 다르다. 즉흥적인 연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나처럼 오래오래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잘 안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드라마는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먹고살려면 영화만 할 수는 없지 않나? < 최고의 사랑 > 윤필주가 이렇게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 이런 경험도 정말 필요한 것 같다. 나에게는 현실과의 타협인 거지. < 최고의 사랑 > 을 만난 건 최고의 행운이었다.
# < 풍산개 > 라는 터닝 포인트
연기자로서 나만의 색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 풍산개 > 를 만났다. 사실 배우가 < 최고의 사랑 > 같은 대박 드라마를 만나면 인기를 얻게 되는데, 그게 오래가지는 않는 것 같다. 결국 배우는 필모그래피로 말해야 한다고 믿는다. < 풍산개 > 는 배우로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내 색깔을 표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득한' 연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그런 욕망을 마음껏 쏟아 부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http://zine.media.daum.net/movieweek/view.html?cateid=100000&cpid=215&newsid=20110704134403534&p=movie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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