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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시간

신의

 

<책소개>

송지나 작가가 그려낸 시공을 초월한 사랑!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 작가 송지나의 첫 장편소설 『신의』 제1권. SBS에서 방영되었던 24부작 드라마 《신의》를 소설화한 작품이다. 세상에 미련 없는 고려시대의 무사 최영과 세상에 미련이 많은 현대의 여의사 유은수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 그리고 진정한 왕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조국과 자신의 왕을 지키려는 무사, 참된 의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의사, 사욕을 위해서는 역사도 인간도 생명도 한낱 날벌레처럼 여기는 군상들을 스피드한 문체, 기발한 착상, 무규칙한 형식, 그리고 누진다초점렌즈의 기법으로 사물을 다양한 시선으로 포착해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진정한 왕은 태어나는 것인지, 만들어지는 것인지 생각해보며 제대로 된 정치가 무엇인지 함께 찾아가볼 수 있다.

 

<목차>

저자의 말 004
1장 하늘의 문 009
2장 하늘 아래 하늘세상 045
3장 하늘세상에서 온 의원 091
4장 고려 무사 언약의 값 117
5장 땅의 세상, 고려 167
6장 그렇게 시작되었다 207

 

<출판사서평>

 

송지나 작가가 쓴 첫 장편소설!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의 작가 송지나!
SBS 드라마 <신의> 소설 출간!

시공을 초월한 사랑, 역사를 만든다!
세상에 미련 없는 고려 남자, 세상에 미련 많은 요즘 여자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의 송지나 작가가 쓴 첫 장편소설 《신의》가 김영사 문학 브랜드인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도서는 SBS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24부작 <신의>를 소설화한 작품으로 고려시대의 무사 최영, 현대의 여의사 유은수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과 진정한 왕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그렸다. 특히 송지나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스피드한 문체’, ‘기발한 착상’, ‘무규칙한 형식’ 등 결코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문학세계를 펼쳤다.

누진다초점렌즈 기법의 시점으로 사건과 사물 포착
날래고 정확한 서술과 묘사로 드러낸 역사의 현장

송지나 작가는 이번 장편소설 《신의》를 통해 누진다초점렌즈의 기법으로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양한 시선으로 사건과 사물을 포착한다. 독특하면서도 개성에 충실한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긴장과 충돌을 유발하고, 영상의 한 장면처럼 짧게 조각내어 병치한 단락들은 독자로 하여금 흥미를 이끌어내면서 끊임없이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작가에게서 문체는 가수의 목소리에 다름 아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문체를 좌우하는 것은 서술, 묘사, 대화체다. 이번 장편소설 《신의》에 나타난 ‘서술과 묘사’는 천천히 뚜벅뚜벅 걸어가는 게 아니라 우달치 대원의 걸음처럼 날래고 정확하다. 작가의 특장점인 정곡을 찌르는 ‘대화체’는 독자의 감성을 여지없이 건드린다.

소설문학으로 성큼 나선 소설가 송지나!
20여 년 동안 드라마 스타작가로 살아온 송지나. 전도유망한 소설가를 영화 쪽으로 빼앗긴 경우가 이창동 감독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드라마작가를 소설 쪽으로 빼앗아온 경우가 바로 장편소설 《신의》의 송지나 작가인 셈이다.

추천사
드라마에서 제가 했던 대사가 떠오릅니다.
"왜 하필 이분이었을까. 그런 생각하느라 많은 시간을 버렸습니다.
아버지. 이제 찾았습니다. 너무 늦었을까요.
허나 그분은 이리 대답할 것입니다. 괜찮다고. 다 잘될 거라고. 이제 시작이라고."
드라마는 끝났지만 소설 《신의》는 이제 시작입니다.
송지나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 이민호 (배우, 드라마 <신의> 우달치부대 대장 최영)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최상궁이 없으면 <신의>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궁 안에 모든 소식은 내 귀에 들어옵니다. 그러므로 소설 《신의》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중론이 내 귀에 들어온 것은 매우 당연한 일입니다. 송지나 작가님께서는 이제 저를 통해 좋은 소식만 듣게 될 것입니다. 제가 장담합니다.
- 김미경 (배우, 드라마 <신의> 노국공주 호위 상궁)

드라마 <신의>를 통해 데뷔를 했다는 게 여전히 믿어지지 않습니다.
기회를 주신 송지나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에 작가님의 소설이 나온다는 말씀에 누구보다도 반가웠습니다.
우달치부대 막내로서 이제 송지나 작가님과 소설 《신의》를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 윤균상 (배우, 드라마 <신의> 우달치부대 막내 덕만)

 

<책속으로>

 

설마 신의가 여인일까, 했던 의구심은 단박에 사라졌다. 사내인 자가 두려움에 질질 짜고 있는데, 여인은 정확하게 자신의 할 일을 알고 지시를 내려가며 치료를 하고 있다. 슬쩍 상처를 건너다봤더니 여인은 가느다란 핏줄을 바느질하듯 봉합해간다. 어의 장빈이 보았으면 넋을 잃었을 것이다.
-76p

천혈을 통과할 때도 그랬다. 최영은 행여 그 여인이 버둥대어 놓칠까 염려했는데 여인은 오히려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 느낌을 왼쪽 팔이 기억한다. 고개를 숙이자 여인의 부드러운 머리칼이 입술에 스쳤고, 그 향기가 더욱 진하게 몰려들었다. 돌아오던 천혈은 오직 그 여인의 기억으로 가득하다.
-112p

쭈그리고 앉아 땅의 한 부분을 손가락 끝으로 문질러본다. 피다. 여인이 피를 흘렸다. 열 배가 넘는 적에게 둘러싸여도, 목에 차가운 칼이 들어와도 최영의 마음은 그럴수록 가라앉곤 했다. 그러던 마음이 요동을 친다.
-130p

최영이 검을 스릉 뽑는다. 사내가 움찔하며 단도를 더 깊이 하늘여인의 목에 박는다. 그 희고 가느다란 목에 핏줄기가 주룩 흐른다.
최영의 의식이 차갑게 가라앉는다. 저놈은 죽인다.
-147p

단도를 허리춤에 갈무리하더니 이번에는 은수의 얼굴을 감싸 머리 뒤에 매듭져 있는 재갈을 풀려 한다. 매듭이 옥죄어 있는지 시간이 걸린다. 은수가 참았던 숨을 들이켜자 바로 얼굴 옆에 그자의 숨결이 느껴진다. 어째서인지 울컥 울 뻔했다가 가까스로 삼킨다.
-150p

하늘세상에서 여인을 어깨에 둘러메고 달리던 그 순간부터 계속 마음이 요동질을 해댔다. 보내고 나면 다시 제 상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여인도 하늘문을 통해 돌아가고 나면 이곳에서의 고생은 이내 잊을 것이다. 이토록 기운찬 여인이니까. 그러니까…… 잊겠지?
-156p

어명을 들었을 때 부서져 내리던 마음이 여인을 붙잡았다. 마치 구명줄을 부여잡듯이. 잘못했다. 큰 잘못을 했다. 어명은 지켰으나 하늘여인에게 주었던 언약은 지키지 못했다. 사실은 어명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마음이 비틀거리며 실족하는 상태에서 주인인 나도 모르게 옆에 있던 여인을 붙잡은 것이다. 내 마음이 넘어지지 않겠다고 주인인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그랬다. 그 순간의 눈먼 손짓 때문에 하늘의 여인이 이 땅에 남아버렸다.
-162p

여인이 어이가 없다는 듯 입을 벌리고 최영을 본다. 그 무방비의 입술이 눈에 들어온 순간 최영은 포기했다. 더 못하겠다. 이렇게 가까이서, 이렇게 여인의 향기가 가득한 거리에서 더 성을 낼 수가 없다. 최영은 훌쩍 몸을 일으켜 돌아선다. 몇 걸음 움직여 숨을 쉴 수 있게 거리를 벌린다.
-2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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