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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시간

개인의 취향

 

 드라마 꽃보다남자의 히어로 이민호가 1년만에 드라마로 컴백한다하여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책 <개인의 취향>

개인적으로 이민호의 팬으로 드라마의 내용이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민호 덕분에 실로 오래간만에 아무 부담없는 로맨스소설을 한편 읽은 셈이다.

내용은 박우민이라는 다소 엉뚱하고 덜렁거리는 여자가 여자를 대하는 남자들의 습성에 환멸을 느끼고,차라리 게이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상상을 하며 시작한다.그런 그녀앞에 전진호라는 남자가 나타난다.진호는 잠시 거처할 방을 구하던 차에 우민의 집이 자신이 존경하는 유명 건축학가인 박철한 교수의 상고재라는 사실을 알고 그집에 들어가기 위해 자신이 게이라고 속인다.한편 정말 게이남친을 갖게 되었다고 좋아하는 우민...그러나 어느새 우민은 진호를 사랑하게 되고 갈등을 겪는다.

이 책은 어느 면에서 보면 전에 드라마로 방영했던 커피프린스1호점과 비슷한 점이 많다.로맨스소설이라는 장르도 그렇고,동성애코드가 조금 깔려있다는 점도 비슷하다.커피프린스1호점에서는 여자주인공 고은찬이 어쩔수없이 남자주인공 최한결에게 남자로 속이며 시작되고 은찬을 사랑하게 된 한결의 갈등이 중심을 이룬다.

게이라는 동성애코드를 입히기는 하였지만 로맨스장르여서 그런지 이 문제를 부각해서 다루지는 않았다.오히려 남녀간의 사랑방정식에 더 초점을 둔 것 같다.우민은 남자로서 부담이 없는 게이남친을 갖고 싶어하지만 오히려 그에게 빠져드는 우를 범한다.여기서 잠시 생각해 보아야할 문제가 과연 남녀사이에는 친구로만 지내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가하는 것이다.이 책을 보고 있자면 반드시 남녀사이에는 친구관계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그러나 나는 남녀사이에도 얼마든지 친구관계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그 남자가 꼭 게이가 아니어도 말이다.물론 이성을 오로지 친구로만 만든다는 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특히 상대방에게 서로 애인이 있다면 그들에게 많은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이성친구의 애인과 동성친구관계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드라마에서도 게이문제을 특별히 다룰 필요는 없겠다.오히려 편견을 주는 시선으로 다룬다면 드라마에 악영향만 미칠 뿐이다.

내가 읽어본 동성애를 주제로 한 책 중에 <나>라는 청소년 소설이 있다.아직도 이 책을 읽으며 많이 울고 가슴아팠던 기억이 있다.이 책은 육우당이라 불리던 한 게이 청년의 죽음을 모티브로 만든 책이다.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숨기며 살던 주인공 정현이 그리고 친한 친구에게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밝혀 학교에 소문이퍼져 편견과 질책으로 괴로워하다 세상을 버려야했던 상요,그리고 정현이를 좋아하는 여진이...자신이 사랑하던 친구 상요의 죽음으로 비로소 자신을 깨닫게 되는 정현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직까지도  동성애자문제를 그저 단순히 가십거리로 흥미위주로 다룬 책이나 메스컴을 보면 화가 났다.그들의 고민과 아픔따위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는 무식에서 오는 폭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무거운 주제는 과감히 빼버리고 단순히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인 책이다.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남녀가 조금씩 공통점을  발견하며 서로에게 빠져드는 걸 읽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살며시 웃음이난다.드라마에서는 조금은 과도한 성적인 묘사들이 어떻게 나올지도 기대된다.공중파에서 방영하다보니 많은 순화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