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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시간

박순미 미용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 모임 다음카페주소

http://cafe.daum.net/childand...

21세기...2011년 대한민국은 어이상실의 표본이다.

건물이 부서지고,폭탄이 날아드는 요란한 전쟁은 아니지만 지금 대한민국도 한창 전쟁중이다.

어른들은 끊임없이 생계유지 전쟁중이고, 아이들은 고난한 입시전쟁을 이시간에도 치르고 있다. 조용하고 평화롭던 마을을 하루 아침에 좀더 살기 좋게 개발을 한답시고 파헤쳐 놓고, 모든 아이들은 똑똑한 사회 일꾼으로 키우기위해 경쟁을 부추기고 줄세우기를 한다. 그런 결과 오늘도 생계를 잃고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어른들이 나오고 ,입시전쟁에서 탈출하려고 좀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아이들이 나오고 있다.그래서 이런 어이상실의 대한민국을 그대로 방치하고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어 어린이책을 쓰는 작가들이 뭉쳤다. 이들의 목표는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이 책<박순미 미용실>은 바로 더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 모임의 작가분들이 모여 만든 단편 8편이 실려있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읽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무겁고,불편한 책..이런 책이 진짜 좋은 책이라고 했던가...

<박순미 미용실>은 내게 바로 그런 책이었다.

책의 내용은 재개발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다룬 <동물원에서 온 편지>,<박순미 미용실>,<그여름의 천국,그 여름의 유배지>가 있다.

나는 이중에서 강무지의 동물원에서 온 편지가 인상 깊었다.특히 호랑이의 시각에서 바라본 우리 옛이야기 팥죽할멈과 호랑이 이야기는 정말 참신한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머속에 뼈가 있는 이야기로 정말 인간으로서 반성하게 만든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박순미 미용실과 그 여름의 천국 그 여름의 유배지는 읽고 나니 더 가슴이 답답해지는 거 같았다.용산참사와 4대강사업같은 여러 사회 문제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어린 희용이에게 노력해서도 안되는 일이 있다는 걸 빨리 알게 만드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

이 책의 내용은 이 밖에도 낮은 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눈물은 싫어요>와<쪽방할아버지>, 진정한 민주주의를 가르쳐주는 <겁없는 민주주의>, 이주노동자이야기를 다룬 <연극이 끝나면>,전쟁의 아픔을 이야기한<돌계단위의 꽃잎>이 있다.

얼마전에 TV에서 인사동 문화의 거리 노점상인들과 철거반이 대치하는 뉴스를 보았다. 그리고 우리동네 지역신문에서 구청노점상 철거단속반들에게 철거를 당하던 중 숨진 노점상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도 보았다. 도대체 나는 노점상을 왜 강제 철거하려고 하는 지 이해할 수가없다. 깨끗한 거리 조성이라는 구실도 좋지만 노점상인들의 생계유지 대책은 세워두고 철거를 해도 해야하지 않을까...아니 오히려 노점상들을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살려보는 시각도 괜찮을 텐데...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강제철거를 명령하는 높은데 있는 분들은 길거리에서 먹는 환상적이고도 행복한 떡볶이맛도 모르는 한심한 사람들인게 분명하다. 그리고 <돌계단위의 꽃잎>을 읽으며 일본과의 껄끄러운 관계들이 다시한번 떠오르며 언제쯤이나 다카자네와 김상석처럼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전쟁에서는 모두가 피해자일 뿐 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지구상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로 잠시 전쟁을 쉬고 있는 우리에게 전쟁이란 단어는 끈질기게 따라 붙어 괴롭히는 존재이기도하다.

이처럼 잔인한 현실이 동화 <박순미 미용실>에는 고스란히 담아 있다.

나는 지금까지 어린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이라면 밝고 화사한 파스텔톤 빛을 상상하곤 하였다. 세상의 더러운 치부따위는 꽁꽁 숨기고 아이들에게는 보여주지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그래서 동화의 결말은 언제나 희망적이어야한다고 생각했다.그래야 무언가 읽고나서 내가 무엇을 안해도 안심이 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더러운 세상에 우리 아이들이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잊고 있었다. 아이들도 나처럼 못 볼꼴 다 보고 살아가는 데 그걸 무식하게도 모르고 지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정말 많이 불편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정말 내가 무엇인가를 해야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우리 아이들만큼은 희용이처럼 노력해도 안되는 일이 있더라하는 절망을 배우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서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을때는 그래도 내 주변 어딘가에 있을 6학년 4반 공모환을 찾아야겠다.

수없이 많은 공모환들이 한데 뭉쳐 작던 힘이 큰 힘이 되면 적어도 노력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고,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세상은 되지 않을까....

이 책에 나오는 샴고양이의 노랫말에 이런 가사가 있다.“우리가 되지않으면 영원히 외로울거야 .내가 네가 되는 세상 네가 내가 되는 세상.와롭지 않아. 슬프지않아. 힘들어도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건 네가 내민 손,따스하게 잡을 수 있는 그 손 때문에...!”

오늘도 이 노랫말을 조용히 읊조리며 평화로운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