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이 드라마 가슴을 후벼 판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보고싶다' 에서는 강상득 살해범의 진범인 청소부 아줌마(김미경 분)가 자신의 딸 보라를 성폭행해 자살에 이르게 한 범인을 살해 후 검거되는 장면이 그려졌으며, 극 말미 정우(박유천 분)를 향한 마음을 조금씩 드러내는 수연(윤은혜 분)과 그런 수연을 향한 질투에 몸서리치는 해리(유승호 분)의 모습이 그려져 긴장감을 더했다.
↑ 사진: 방송 캡처
방송 초반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열다섯 어린 소녀가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굳이 삽입했어야 하는지 시청자들 사이에선 격한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고, 단지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현재 드라마의 흐름 속에서 '보고싶다' 역시 그런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또한 이 장면을 연기한 아역들의 절절한 연기는 성폭행 장면을 직접적으로 그리진 않았지만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다주었기에, '보고싶다'가 이같은 성폭행을 어떤 식으로 다룰지는 주된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11회 방송이 끝난 지금, '보고싶다'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전하며 올곧게 전달되고 있다. 아픈 과거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괴로움에 몸서리치는 수연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성폭행 당사자의 아픔을 절절히 그려낸 '보고싶다'는 수연의 모 명희(송옥숙 분)와 청소부 아줌마를 통해 성폭행 피해자 가족의 고통을 그려냈고, 이를 넘어 성폭행 가해자들의 솜방망이 처벌을 날카롭게 꼬집기도 했다.
"내 딸이 죽었어요. 그놈들은 성폭행을 한 게 아니라 살인을 했습니다. 내 딸이 죽었어요" 지난 밤 한 엄마의 덤덤하지만 뼈아픈 절규는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후벼 파며 안타까움을 안겼다. 현재 사회에 만연한 성폭행과 가해자를 향한 솜방망이 처벌은 비단 딸을 가진 부모가 아닐지라도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것이기 때문. 하물며 "그 계집애 얘기도 하지마. 재수없어. 걔 때문에 미국에서 썩은거 생각하면"이라는 말을 내뱉으며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가해자를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은 어떠했으랴.
이처럼 '보고싶다'는 그저 멜로드라마일 것이라 생각하던 시청자들의 예상을 철저히 깨부수며 매 회마다 색다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수연의 성폭행 사건을 커다란 줄기로, 한태준(한진희 분)을 통해 권력을 쥔 자들의 만행을 꼬집기도 하는 '보고싶다'는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검은 세력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한다.
돈과 성공을 위해 모든 걸 버릴 수 있는 한태준은 가족도 버릴 수 있다. 해리의 모 역시 그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고,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마음만 먹었으면 수연이 행방불명 되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없으면 몸소 나서지 않는 그는 그렇게 어린 소녀의 희망을 짓밟았고, 14년이 지난 지금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벌을 하나 둘 받아가고 있다.
총 20부작인 '보고싶다'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다. 연일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으며, 엄연한 수목극 최강자의 자리에 올라섰다. 그저 그런 멜로일 것이라 생각한 시청자들의 예상을 보란 듯이 뒤집은 결과이며, 성폭행이라는 묵직한 화두를 촘촘히 짜인 극적인 스토리를 통해 전달한 당연한 결과다.
최인경 기자 idsoft3@reviewstar.net
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view?newsid=20121213095918425&cid=10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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