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만세운동 도화선…전국 만세운동에 큰 영향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 인천에서 가장 대대적인 3·1 만세운동이 있었던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인천시 계양구 장기동 황어장터이다.
지금으로부터 94년 전, 이곳에서는 계양구민 600여명이 모여 조선의 독립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당시 황어장터는 하루 소 거래량이 500두 이상, 찾는 사람이 1천명에 달하는 인천의 대표 우(牛)시장이었다. 만세운동이 있던 날도 5일장이 섰고 많은 인파가 몰렸다.
장이 파할 무렵인 오후 2시께, 서로 눈빛을 교환한 주민들은 품 안에 숨겨둔 태극기를 꺼내 흔들며 시장 한복판으로 뛰쳐 나왔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시위에 일본 경찰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무력진압에 나섰다.
일제가 휘두른 무자비한 칼에 맞아 이은선(당시 43세) 지사가 숨졌고 주동자인 심혁성(당시 31세) 지사는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인천에서 만세운동 과정에 목숨을 잃은 사람은 이 지사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격분한 주민들은 일제의 탄압에도 주저하지 않고 계속 만세를 불렀다. 일부는 평소 친일 혐의가 있던 사람의 자택과 면사무소를 찾아가 시설을 부수기도 했다.
결국 만세운동에 적극 가담한 40여명이 일본 경찰에 체포돼 모진 고문과 심문을 받아야 했다. 상당수는 재판에 넘겨져 최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황어장터 만세운동은 인천 만세운동의 도화선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전국의 만세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는 1990년과 91년, 2005년에 만세운동 공로를 인정해 심혁성·임성춘·전원순·이은선·이담·최성옥 6명의 지사에게 건국훈장과 포장을 추서했다.
지금의 황어장터는 주변에 빌라 등 주택가가 들어서 예전의 자취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계양구는 2004년 이곳에 광장을 만들고 기념탑과 전시관을 설치했다. 매년 3.1절에는 기념행사를 열어 순국선열의 뜻을 받들고 있다.
올해 3·1절에도 주민과 만세운동 참여자 유족 등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행사가 열린다. 손태극기 나눠주기, 구립여성합창단 공연, 만세운동 재연 퍼포먼스 등 행사가 마련될 예정이다.
조우성 인천시 시사편찬위원은 "인천은 일제가 식민통치에 가장 중점을 뒀던 도시로 치안이 삼엄해 만세운동을 하는 데에도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황어장터는 장터 특성상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정보 교환도 활발해 대규모 만세운동이 가능했던 곳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n@yna.co.kr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30228090313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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