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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는 오후>/살아가는 이야기

봄날의 궁을 좋아하세요?

창덕궁 돌담길을 걷다

춘심 산책

봄날의 궁을 좋아하세요? 왕이 꽃놀이를 즐겼다는 후원이 비밀스럽게 자리한 창덕궁. 바로 옆 돌담길에도 사뿐사뿐 봄 기운 느끼며 산책하기 좋은 예쁜 길이 숨어있었답니다.

창덕궁길에서 만난 봄날의 표정들

창덕궁 바로 옆, 일제강점기 목조 양옥, 1백 년도 넘은 한옥과 1980년대풍의 간판 그리고 현대적인 건물까지 시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진 듯한 묘한 길이 숨어 있다.

심지어 이 길의 이름은 무려 '창덕궁길'. 그리 길지 않지만 걷는 내내 돌담길이 따라오고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속속 자리한 카페와 소품숍, 작가의 아틀리에 등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게다가 아직 사람들의 발걸음이 적은 한적한 곳이니 폭신한 봄바람 맞으며 하릴없이 걷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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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8경 중 하나인 길이라 투어를 오는 사람들도 간간이 보이고, 한옥 게스트하우스도 중간중간 만날 수 있다. 담에 그려진 북촌한옥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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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빨래를 했다는 빨래터가 아직도 그 모습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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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례 작가의 도자 편집숍 '자연공감도'에서 바라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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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길이 끝나면 작은 원을 그리듯 나 있는 원서동 공방길이 나온다. 조선시대 공방들이 자리했던 곳으로 연을 만드는 공방과 궁중 음식 연구소 정도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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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이 많아서인지 독특한 형태로 지어진 집도 쉽게 볼 수 있다.

김익영 선생의 백자를 만나다

우일요

우일요는 토전 김익영 선생의 백자 작품과 생활 자기를 구입할 수 있는 숍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예가인 그는 조선백자의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한국 백자를 빚어왔다. 마치 나무로 깎은 듯 직선이 살아 있는 '면치기'로 완성되는 조형미를 보여주는 작품이 대표적이다.

30여 년 전 김익영 선생의 작업실이던 곳을 숍으로 바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데,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오래된 목조 양옥집인 이곳은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나무 문과 창틀 덕분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익영의 작품 외에도 합리적인 가격의 생활 소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으며 매년 5월에 세일 행사를 실시한다.문의02·763-2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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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길 초입에 자리한 우일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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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주전자15만원백자 보석함 각7만원.

깊이 있는 음악과 차가 있는 곳

싸롱 마고

2007년 김지하 시인이 문예 부흥기를 다시 맞이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열었던 카페. 신화 속나눔을 실천했던 마고 할미와, 근대 유럽의 문호들이 즐겨 찾던 유서 깊은 카페 '레 두 마고'에서 이름을 따왔다. 현재는 원불교 은덕문화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축한 한옥으로 층고가 높아 색다른 한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영국 바이타복스 오디오에서 나오는 클래식 음악이 풍부하게 공간을 채워주어 음악을 감상하러 카페에 들르는 사람도 많다. 싸롱 마고에서 직점 담근 매실, 유자, 생강 등의 전통차와 피베리 앙상블, 카사노바 키스 등 향이 풍부한 수제 커피도 즐길 수 있다.문의02·747-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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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롱 마고의 간판은 김지하 시인의 글씨로 제작된 것. 빨간 벽돌과 검은 벽돌이 그동안 지나온 세월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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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고가 높은 싸롱 마고. 창문을 열면 바로 옆 한옥의 풍경이 가득 들어온다.

원서동 사랑방

동네커피

창덕궁길이 지금보다 한적하던 4년 전 오픈한 동네커피. 이제는 주변 공방이나 소품숍의 주인장들, 실제 원서동에 사는 동네 주민까지 자주 들러 커피를 마시고 대화하는 사랑방 같은 곳이 되었다. 특히 동네커피는 아마추어에서 실제 작가들까지 제한 없이 신청을 받아 카페 내에서 전시를 선보인다.

한 달 주기로 전시가 바뀌기 때문에 갈 때마다 다른 분위기에서 차를 마실 수 있다. 전시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메일로(dong4@dongnaecoffee.com)로 포트폴리오를 보내 신청하면 된다. 직접 베이킹한 케이크, 스콘과 핸드메이드 잼을 곁들인 디저트, 샌드위치, 대추라테와 유자 스무디가 인기 메뉴.문의02·763-2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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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커피에서는 매달 전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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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글씨의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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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케이크3천5백원, 유자 스무디6천원

아기자기한 빈티지 & 문구 소품숍

고마운 하루

문구 디자이너인 주인장이 아틀리에 겸 소품숍으로 오픈한 곳. 회사를 그만두고 작업실을 알아보던 중 창덕궁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이 정말 마음에 들어 직접 인테리어해 정착했다. 파리, 프라하 등 세계 곳곳을 여행 다니며 모아온 취향 담긴 아기자기한 빈티지 액세서리, 책, 소품, 리빙 용품 등을 보는 재미가 있다.

직접 디자인하고 핸드메이드로 제작한 브로치, 깜찍한 일러스트 엽서 등도 구입할 수 있으며 작업실 겸 숍인 만큼 디자이너와 도란도란 대화하며 물건을 고르는 것도 즐겁다.문의www.chokom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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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브로치8천원, 주인장이 직접 디자인한 엽서 각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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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창이 예쁜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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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고마운 하루의 내부 풍경. 숍과 작업실을 겸하고 있다.

북촌 분위기 그대로의 그릇가게

자연공감도

도예가 김명례가 운영하는 도자기 편집숍. 이 자리는 원래 그녀가 작업실로 3년 정도 사용하던 곳인데 원서동 분위기에 반해 지난해 작업실을 옮기면서 새로 숍을 오픈했다. 김명례 작가의 도자 오브제와 김상만, 조원석, 신수영 등 중견 작가의 깊이 있는 그릇부터 신예 작가의 참신한 작업을 동시에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다.문의02·762-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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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길과 잘 어울리는 컬러의 벽과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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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도자 작가의 그릇, 오브제 등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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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오브제. 새7만원, 돌8천원. 자연공감도 제품. 상감기법으로 만든 주전자.10만원, 잔2만원. 전상우 작가 작품.

핸드메이드 가죽 공방

STUDIO 8

손으로 만드는 가죽 가방, 액세서리 등을 배울 수 있는 가죽 공방. 통창으로 펼쳐지는 창덕궁을 배경으로 서까래가 살아 있는 층고 높은 공간에서 가죽 냄새 맡으며 작업할 수 있는 운치 있는 공방이다.

수업은 일주일에 1회 4시간으로 화, 수, 목, 토요일 중 하루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초급, 중급, 고급 코스로 진행되며 모든 코스를 수강하면 약 8개월이 소요된다. 원하는 디자인을 주문 제작으로 구입할 수도 있다. 가방은1백만원대, 가죽 소품은30만~80만원대. 수업 신청은 전화로 가능.문의070-7563-6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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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있는 스튜디오 8을 안내하는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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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컬러와 재질의 가죽 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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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더메이드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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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창이 인상적인 공방.

스테이셔너리 디자이너의 작업실

웨일 투 웨일

파란색 낡은 지붕이 인상적인 벽돌집에 문구 디자이너의 작업실 겸 취향을 담아 셀렉한 소품들을 판매하는 편집숍이 있다. 노트와 엽서, 클러치 등 내추럴한 소품들을 디자인 및 제작, 판매하는 곳이지만 작가의 아틀리에를 겸하는 만큼 숍 오픈 시간은 유동적이다. 공식적인 오픈 시간은 화요일부터 금요일 2~7시, 월요일은 휴무이고 주말에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문의070-4114-8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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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한 소품과 문구가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숍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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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제작 의도를 담은 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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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 투 웨일 바로 옆에는 나무 소품 및 가구 공방 '낮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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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한 외관.

리사이클 디자인 숍

세이지 디자인

세이지 디자인은 재활용으로 만든 디자인 소품을 선보이는 곳이다. 지인들이 기부한 군용용품, 그릇, 패브릭 등을 이용해 가방이나 파우치, 쿠션, 캔들 같은 리빙용품으로 재탄생시킨다. 이곳에서는 소품 판매뿐 아니라 리사이클 클래스도 진행한다.

헌 옷을 가지고 쿠션을 만든다거나 이가 나간 그릇으로 캔들을 만드는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4명 이하의 소규모 수업으로 보통 1시간 정도 진행된다. 클래스 신청은 전화로만 가능하다. 이가 나간 그릇을 가지고 오면 저렴한 가격에 캔들까지 만들어준다고 하니 안 쓰는 찻잔 하나 들고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문의02·335-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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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의 한 쪽 벽면은 디자이너가 수집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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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되지 않는 동전과 버려진 패브릭 조각으로 만든 브로치.1만6천원.

아날로그 감성이 있는 카페

커피 맛이 멜로

'커피 맛이 멜로'라는 카페 이름만큼이나 다정한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남편이 커피를 볶고 아내는 커피를 내린다. 은퇴 후에도 부부가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하자는 의미에서 오픈한 것인데, 간판을 부부의 결혼사진으로 꾸몄을 정도로 카페에 대한 부부의 애정이 대단하다.

좁은 공간이지만 로스터리 기계부터 핸드드립 도구들까지 갖추어 전문 로스터리 카페 못지않다. 매일 신선한 원두로 직접 내려주는 커피가 이곳의 대표 메뉴. 커피와 잘 어울리는 수제 케이크와 샌드위치는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문의 02·743-7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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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퍼 강병인이 쓴 글귀가 한 쪽 벽면을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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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와 요거트를 갈아 만든 홍시 셔벗.9천원

기획_이경은 기자, 길영은 사진_이과용, 백가현


http://media.daum.net/life/living/tips/newsview?newsId=20130422155017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