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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시간

불을 가진 아이

 김옥 글,사계절

어른들의 눈에 비친 동배는 날마다 준비물도 안갖고 오는 아이,늘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다니는 아이,4학년이나 되도록 구구단도 제대로 못외우는 멍청한 아이,어디서 싸움질이나 하고 다니는지 얼굴에 늘 멍자국이 있는 아이,남의 물건을 훔치는 나쁜아이 한마디로 문제아이다.

그러나 그런 동배를 조금만 관심있게 본다면 동배의 이런 모습들이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동배의 아버지는 채석장에서 막노동을 하시며 언제나 술을 마시고 괴로운 날이 있으면 동배를 때린다.동배의 얼굴에서 가시지않는 상처는 이때문이다.동배의 엄마는 시장에서 좌판을 벌려놓고 화장품을 팔고 있다.자신의 삶조차도 버거운 엄마,아빠에게 동배의 고민따위는 관심 밖의 일 일지도 모르겠다.그래서 동배는 가슴에 언제나 불을 키우고 있다.자신의 모습이 초라해보이고 자신의 모습에 화가날때는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성냥개비에 불을 켜 보고 가슴 속엔 더 큰 불을 키우고 있다.

난 이 책을 읽고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가 떠올랐다.자신의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성냥불을 하나씩 켜보며 희망적인 순간을 맛보다가  죽음을 맞이 하는 성냥팔이 소녀 

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동배가 성냥팔이 소녀처럼 죽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하였지만 다행히 동배는 유일한 마음의 안식처이기도한 엄마가 기다리는 집으로 달려가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그래도 이 책에는 희망이 살아있다.동배가 그토록 어려워하던 구구단을 끝까지 외우게 되는 것에 작은 희망을 발견해 보았다.우리 주변에 살아있는 동배같은 아이들을 어떻게 끌어안을 것인지는 고민해 봐야할 숙제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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